북한이 12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극초음속미사일을 두고 근래 들어 볼 수 없었던 자축으로 의미를 부여해 눈길을 끈다. 극초음속미사일이 5대 국방 과업 중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경축 행사로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번 북한의 시험발사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참관이었다. 지난 2020년 3월21일 이후 8차례 무력시위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던 김 총비서는 2년여 만에 등장해 이번 새 미사일 개발에 무게를 싣고 주변국의 관심을 끌어 올렸다.
그는 현장에서 “8차 당 대회가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극초음속무기 개발 부문에서 대성공을 이룩했다”라고 크게 만족을 표시하고, 무기 개발에 기여한 핵심 성원들을 당일 평양 본부청사로 불러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노동신문도 이에 보조를 맞춰 시험발사 보도 비중을 늘리고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신문은 극초음속미사일을 ‘강위력한 조선의 힘의 실체’, ‘노동당의 빛나는 공적’이라고 치켜세우고 1면 전면에 시험발사와 김 총비서의 사진 7장을 배치했다.
김 총비서의 동생이자 북한의 ‘대외 총괄’을 담당하는 김여정 부부장이 참석한 것도 북한이 이번 신무기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모습은 지난 2017년 7월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했을 때를 상기시킨다. 당시 북한은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까지 도달 가능한 ICBM 개발을 완성했다고 선언하며 ‘불패의 국력과 무진 막강한 자립적 국방공업의 위력에 대한 일대 시위’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직후 한동안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며 ‘화성-14형’ 성과를 기념했다. 김 총비서는 김일성 주석 사망 23주기(7월8일)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데 ‘화성-14형’ 개발 주역들을 대동했다. 또 이들에게 당과 국가 표창을 수여하고, ICBM 시험발사 성공기념 공연, 축하연회도 성대하게 열어주었다. 이런 일정은 약 열흘간 이어졌다.
김 총비서는 ‘화성-14형’이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세계 정치 구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라고도 말했다.
북한은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에도 자축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고 기념해왔다.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이후에는 수소탄 실험 성공에 기여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고, 성공을 축하하는 군민 경축대회, 연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이에 5대 국방 과업 중 가장 중요한 성과라는 이번 신무기 개발에 대해서도 축하 이벤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나 경제 최우선 기조 등 대내외 상황이 이전과 달라 행사 규모는 전반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김 총비서가 이번 미사일 개발 및 시험발사에 기여한 인사들을 시험발사 당일인 11일 평양으로 데리고 와 기념사진을 찍고 포상하는 등 ‘경축’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아예 추가적인 행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외 정세 역시 북한의 무력시위와 미국의 대북 제재가 반복되며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당시와는 다르게 오히려 메시지 관리의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4월에 열릴 열병식이 북한이 대대적인 축하 이벤트를 더 성대하게 열 가능성이 높은 시점으로 보고 있다.
4월에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 110주년(태양절)과 김 총비서의 ‘당과 국가의 최고수의 추대’ 10주년 기념일 등이 예정돼 있다. 북한은 이때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고 극초음속미사일 등 새 전략무기를 등장시켜 국방력 강화를 과시하는데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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