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3일 북한의 최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새로운 ‘결의’가 아닌 기존 대북제재 명단에 북한 인사를 추가로 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제재 추진 움직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취지의 질문에 “추가 제재라기보다는 기존 결의의 제재 대상에 (북한 인물에 대한) 추가 지정을 요청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모색하면서도 국제사회와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안보리 제재 대상 추가 지정을 제안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 한미 간 수시소통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은 2021년 9월 이후 북한은 6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각각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유엔 제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로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안보리의 조치에는 강제력을 갖는 ‘결의’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장성명’, ‘언론성명’ 등이 있는데 결의는 가장 ‘급’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를 채택한 것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2017년 12월에 채택한 2397호다. 이는 북한이 연간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를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유엔 회원국 내에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본국으로 송환하게 했다.
그러나 외교부에서 이번에 확인했듯 그린필드 대사가 언급한 ‘제재’는 기존 제재 명단에 일부 북한 인사들을 추가하는 것으로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두 번째 독자 대북제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북한 인사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기업 1곳을 특별 제재 대상(SDN)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미국의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 지정 움직임과 관련해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의장 앞으로 서한이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제재 명단에 개인이나 단체를 추가하려면 추가 결의를 채택하는 절차는 필요하지 않다. 대북제재위에서 컨센서스(전원 합의)가 이뤄지기만 하면 된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뒷배’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이 추진하는 제재가 실제 통과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편 외교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독자 대북제재 발표 전 우리 정부와 사전에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앞으로도 한미 양국은 긴밀한 공조하에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대화 재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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