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호가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첫 제재를 발동하며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 대응에서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는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미국 재무부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북한 인사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기업 1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북한 국적인 최명현·강철학·김성훈·오용호·변광철·심광석, 러시아 국적의 로만 아나톨례비치 알라르와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기관 파르세크(Parsek LLC) 등이다.
북한 국적자들 대부분은 북한의 첨단무기 연구·개발 핵심기관인 국방과학원 소속이다. 미국은 이들이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활동하며 철강합금과 소프트웨어 등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최명현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거점을 둔 국방과학원 산하 기관 대리인 역할을 하며 물품을 제공해 왔다고 명시했다. 심광석은 중국 다롄에 기반을 둔 기관의 대표로 북한에 철강 합금을 조달하기 위해 일했다고 했다.
또한 김성훈과 강철학은 중국 선양에 기반을 둔 대표로 스프트웨어와 화학물질 조달, 변광철은 다롄에 위치한 국방과학원 산하 조직의 위장 회사로 의심되는 기관의 부대표라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이들의 구체적인 ‘불법 행위’를 명시하며 ‘세컨더리 제재 위험’(Secondary Sanction Risk) ‘이라는 경고 표시를 남겼다. 바이든호는 지난달 북한의 ’반인권 행위‘를 지적하며 첫 대북제재를 발동한 바 있는 데 당시에도 같은 표현을 썼다.
미 재무부는 그러면서 제재대상 인물이나 기관과 거래하는 미국내 개인과 기관 뿐 아니라 국제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 문제에 있어 미온적 대응을 일관해온 중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단체 또는 개인에 대한 제재) 적용을 경고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소집될 때마다 북한의 입장을 두둔, 대북결의안 등 미국 주도의 강력한 대응에 힘을 빼는 역할을 해왔다.
이때문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있어도 유엔 결의안과 같은 안보리차원의 강력대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오히려 북한 도발에 ’제재해제‘ 대응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되곤 했다.
이번 대북제재에 대한 미 국무부의 별도 설명자료를 살펴보면 이 같은 기류가 더욱 분명해진다는 관측이다.
미 국무부는 오영호가 2016~2021년 사이 러시아 기업 파르세크의 로만 아나톨례비치 알라르와 협력해 섭씨 500도에도 타지 않는 고강력·고탄성률의 화학 섬유인 ’아라미드 섬유‘, 항공윤활유, 볼베어링 등 탄도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조달했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또한 알라르가 오영호에게 고체 로켓 연료 혼합물을 제조하는 방법도 알려줬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제재에는 러시아 인사와 기관 만을 걸고 넘어갔는데 북한 제재 대상자들의 활동 지역을 중국 보면 중국이 훨씬 많다”며 “중국은 아직 걸지 않았지만 (향후 여지를 남기는) 경고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호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를 위한 움직임에도 돌입했다. 새로운 결의안 채택이 아닌 기존 제재 명단에 인물을 추가하는 것으로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를 통해 관련 사안이 다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명단에 북한 인사 등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대북제재위원회에 참여한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의 ’전원동의‘가 필요하다. 관건은 중국과 러시아의 호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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