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등락이 하룻새 등락이 바뀌는가 하면 더욱이 같은 날 발표된 차기대선 다자대결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이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진보·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가운데 최근 큰 이슈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중도층 표심에 따라 판세가 시시각각 바뀌는 데다 보수 야권의 후보단일화 변수까지 끼어들며 흐름을 예측하기 힘든 혼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뉴시스 종합결과,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는 37%, 윤석열 후보는 31%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이전 같은 조사(1월4~6일)와 견줘 이 후보는 1%포인트, 윤 후보는 5%포인트 올랐다. 국민의힘 선대위 내홍 등으로 일주일 전 1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다시 오차 범위(6.2%포인트) 내로 좁혀졌다. 안철수 후보는 2%포인트 17%를 얻었다.
하루 전인 지난 13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네셔널·한국리서치 등 4개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똑같은 흐름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가 전주 대비 1%포인트 오른 37%로 지지율 변동이 없었던 윤석열 후보 28%와 오차범위 밖인 9%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포인트 오른 14%였다.
반면 같은 날 저녁 나온 ‘MBC 100분토론’ 의뢰 코리아리서치인터네셔널 조사에선 윤석열 후보가 나흘 전 같은 기관 조사 대비 8.3%포인트 오른 38.8%로 4.3%포인트 하락한 이재명 후보 32.8%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후보는 12.1%로 나타났다.
NBS 조사는 지난 10~12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29.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NBS는 4개 여론조사업체가 격주마다 500표본씩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주 조사는 코리아리서치와 케이스탯리서치가 실시했다.
MBC 의뢰 코리아리서치 조사는 지난 11~12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 전화면접 방식이었고, 응답률은 2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하룻해 두 개 여론조사는 비슷한 결과가 나왔으나 한개 조사는 정반대 추이를 보인 셈이다.
대선 여론조사가 매일 쏟아지다시피 하다 보니 조사 저항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뉴시스에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일부 시군단위 조사라면 나중에 갈수록 조사저항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대선과 같은 전국단위 조사에서 조사저항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선대위 개편을 둘러싼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간 내홍이 극적으로 봉합된 후 국민의힘이 전열을 정비하는 사이 중도·보수층에서 안철수 후보가 부상하며 ‘트로이카’ 구도가 형성되는 등 대선판의 변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초 여성가족부 폐지, ‘멸공’ 공방 이슈에 이어 12일에는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했던 이모씨 사망과 심상정 후보의 대선일정 중단선언 등 파급력 있는 사건이 잇따라 터진 것도 여론의 급변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 후보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윤 후보가 오르거나 횡보하고, 안철수 후보가 보수층 뿐 아니라 중도층도 흡수해 지지층을 늘리며 전체적으로 야권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보수층이 진영에 따라 거의 결집을 마친 가운데 중도층의 움직임에 따라 등락이 엇갈리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번주 조사를 보면 윤석열 후보의 상승도 있지만, 윤 후보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지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안철수 후보의 강세도 쉽사리 꺾이지 않은 게 특징”이라고 짚었다.
조사 문항의 차이가 편차를 낳았을 가능성도 있다. MBC 조사의 경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대한 찬반과 함께 어느쪽으로 단일화해야할 지를 묻는 등 최근의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를 반영한 문항으로 구성된 반면, NBS 조사의 경우 주례 정례조사여서 통상적으로 실시해온 다자대결 조사와 당선가능성 전망 등을 묻는 구조로 이뤄졌다.
야권 후보단일화가 점차 이슈화되면서 이에 관심도가 높은 유권자층의 흐름이 여론조사에 부각돼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뉴시스에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부각되며 두 후보의 단일화에 관심이 많은 지지층이 보다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답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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