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철로 개방한 北, 美 향해선 탄도미사일 도발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7일 14시 58분


2년 만에 중국에 철로를 개방한 북한이 미국을 향해서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이 공간을 활용해 무기 개발 등 자국 이익을 관철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 16일 2년간 이어지던 접경 봉쇄를 일부 풀었다. 16일 오전 9시께 북한 신의주를 출발한 화물열차가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 단둥에 도착했다.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북한이 접경을 봉쇄한 지 약 2년 만이다.

북한이 중국과 물자 교류에 이어 인적 교류까지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이튿날인 17일 오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미국이 지난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라며 비난했지만 북한은 이에 개의치 않고 또 발사를 감행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과 미국을 놓고 전혀 다른 대응법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대치 중인 가운데 북한은 우호국인 중국과 밀착하면서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에 대해서는 선 대 선의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북한에 적대적인 미국에 대해서는 당분간 강 대 강 기조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오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상대로 한 강 대 강 대응에서 절대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과는 다르게 제재를 부과하고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북한은 더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했다.

북한이 중국과 밀착할수록 미국으로서는 북한을 강하게 몰아붙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북한에 제재를 가하려다 중국까지 함께 제재하게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박원곤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사실상 북한을 억제할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도 북한의 행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추가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불가능하고 독자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중국 기업, 은행, 개인을 제재해야 하는데 정치적 부담이 크다. 이미 본격화된 미중 갈등이 더 확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다음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기간을 활용해 각종 신무기 시험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곤 교수는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바로 앞둔 시점임에도 북한 미사일 도발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도 북한 입장에서는 호재”라며 “북한은 이런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는 궁극적 목표를 향해 질주 중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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