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통합·대사면’을 내걸고 과거 탈당자를 대상으로 한 일괄 복당 신청을 받은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정가에는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비문계’로 안철수 전 대표와 한때 한솥밥을 먹던 중진급 인사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당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 대선 지지율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단체장과 지방의원급 합류파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지켰던 출마예정자들과 경쟁 심리가 발동해 지역정가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7일까지 복당신청을 받은 결과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분당 사태 때 국민의당으로 이동한 중진 인사들과 전·현직 지방의원 등이 최근 복당하거나 복당을 신청했다.
호남 출신인 권노갑 전 의원, 주승용 전 국회부의장 등 비문(非文) 인사들이 대거 복당했고 천정배·유성엽·이용주 전 의원 등이 민주당에 합류했다.
신청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2007년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를 지낸 전북 출신 정동영 전 의원도 가세했다.
탈당했던 광주·전남 전·현직 지방의원도 복당 신청이 잇따랐다.
광주에서는 이은방 전 광주시의회 의장과 박용화 현 남구의원, 김옥수 현 서구의원, 홍기월 현 동구의원, 최무송 현 북구의원 등 30여명이 복당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에서는 김희동 전남도의원(진도) 등 지방의원 77명도 최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당 신청을 공식화했다.
이번에 복당을 선언한 77명은 다수가 지난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과 국민의당 분당 과정에서 탈당한 전남도의원과 시·군의원들이다.
이들은 예전과 같지 않은 뜨뜨미지근한 이재명 후보 호남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6월 지방선거에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출마예정자들을 두고는 지역정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중앙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 탈당에 따른 불이익이 없는 복당을 추진,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대선 기여도를 사상 최초로 지방선거 공천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복당자들의 대선 운동 독려를 위해 지방선거 공천을 위한 경선 방식 등에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흘러나오면서 당을 굳굳히 지켜온 이른바 ‘집토끼’들이 귀를 쫑긋하고 있다.
복당 신청을 한 광주지역 A씨는 “탈당에 따른 불이익 없는 복당을 중앙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나 지역위원회는 탐탁지 않는 것 같다”면서 “상당수 복당자들이 지역위원장들과 대척점에 서 있던 인사들이 많기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당 신청자 B씨는 “민주당 경선 방식이 정해져 있지만, 기존 방식과 다른 방안이 나와야 진정한 대통합, 대사면이 이뤄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민주당 광주지역 C위원장은 “대선 기여도 평가를 중앙당에서 한다는데 선거 중립인 현역 단체장들은 어떻게 평가가 가능하겠느냐, 계량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내놓은 ‘대통합·대사면’ 전략이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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