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편성한 14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여야가 앞다퉈 ‘증액 경쟁’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정부안의 2배가 넘는 35조 원 규모를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도 호응하고 나선 것. 정부안을 면밀히 심사해야 할 여야가 3월 대선을 앞두고 증액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선거용 돈 풀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을 만나 추경에 대한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적극적으로 증액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게 지급할 지원금을 현행 1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으로 늘리는 내용 등을 기재부에 전달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손실보상 추계가 정확히 나와 봐야 알겠지만, 35조 원 안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추경 규모가 25조∼30조 원 규모로 늘어나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에 너무 미흡한 수준”이라며 “추경안이 24일 국회에 제출되면 구체적인 추경 규모 및 재원 조달 방식을 논의할 것”이라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전날(18일) 추경과 관련해 “여야 후보들이 증액에 동의하면 50조 원에 못 미치더라도 최소 (비슷하게)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0조 원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손실보상 지원액으로 언급해온 규모다.
다만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 여야의 입장이 맞서고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민주당은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충당할 수 있다는 태도지만, 국민의힘은 608조 원 규모의 올해 본예산 세출 구조조정이 우선이라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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