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치국 회의서 대미 강경 대응 경고
핵실험·ICBM 발사, 2017년 이후 중지 상태
북미 대화 극적인 전환 가능성도 배제 못해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핵실험과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까지 생겼다.
20일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당 중앙위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열고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고 발언했다.
이는 북미 협상을 고려해 중단했던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실험은 2017년 9월3일 6차 핵실험 후 중지돼있다. ICBM 발사는 2017년 11월29일 화성-15형 발사 후 이뤄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싱가포르 조미 수뇌 회담 이후 우리가 조선반도 정세 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성의 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이뤄진 미국 정부의 독자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20일 북한 미사일 문제를 다루기 위해 열릴 예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경고를 보내려는 의도도 읽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정치국 회의를 계기로 미국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미 강경 입장을 밝힌 것은 선 대 선, 강 대 강 원칙의 연장선상에서 일단 이해된다"며 "동시에 북미 관계를 2018년의 6.12 싱가포르 정상선언 이전으로 다시 돌려놓겠다는 명백한 선언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북한 의도를 분석했다.
임 교수는 "이에 따라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를 포함해 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핵기술 고도화, 전술핵무기 개발, 초대형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 제고 등 핵 선제 타격 능력과 보복 타격 능력을 고도화 등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결국 핵실험 카드를 공식적으로 꺼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미 제국주의 표현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며 "무력 과시를 위한 대규모 열병식도 개최할 듯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당장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재개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임을출 교수는 "지난 연말의 당 중앙위 제8기 4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경제발전, 주민생활 향상 과제 수행을 위한 대외적 평화분위기 조성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강경 일변도로 군사력 시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의 사례로 보면 강 대 강 극한 대립은 결국 대화와 협상으로 귀결됐다는 점에서 북미 대화 국면으로의 극적 전환 가능성도 열어 놓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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