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대회 찾은 송영길 “종교차별금지위 대선 공약으로” 약속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21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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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성난 불교계에 거듭 사과하며 ‘종교편향차별금지위원회’ 설치 대선 공약을 약속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불교계에 사과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송 대표는 “최근 1700여년 한국 불교 역사와 전통을 헤아리지 못하고 불교계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여당 대표로 사과드린다”며 “민당 구성원들과 함께 무한 책임을 느낀다. 한국 불교가 수호하고 있는 유물에 대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와 전승을 위해 다양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득한 옛날부터 전승된 귀중한 문화재를 보존하고 세계에도 전하려는 불교계의 노력과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여당 대표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국 문화의 정수인 유무형의 불교 문화는 우리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으로 이를 지키는 일은 불교계 홀로 떠맡아야 할 짐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이 모두 함께 잘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강조했다.

그는 또 “문화재 관람료 논란의 시원(始源)은 권위주의 정권 시절 조계종 사찰 부지를 국가가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에 편입시키며 시작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부당한 처사로 인한 불교계 피해와 불교계 고충을 이해한다. 이를 시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불교계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됐다”고 재차 사과했다.

조계종이 문재인 정부의 ‘종교 편향’을 문제삼고 있는 데 대해서도 “민주당과 정부는 앞으로 대통령과 정부의 각종 행사 의전에 있어서 더욱 신중하고 철저하게 말과 행동을 삼가해서 특정 종교 편향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며 “특히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 정부를 구성할 때 더욱더 이런 원칙을 잘 지켜서 특정종교 편향이라는 말이 안 나오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약속드린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맞이해 불교계가 제안한 20여가지 정책 사안에 대해 이 후보의 뜻을 받아 심도 있게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문화재 관람료를 비롯해 국립공원 문제, 국가 지정 불교 문화재 보호, 전통사찰 규제 개선 등 여러 현안을 합리적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입법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한국 사회의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종교평화차별금지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당 차원의 대선 공약으로 정립하고 추후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기회로 불교계와 앞으로 더욱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불이와 화쟁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각종 차별과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이번 기회가 전화위복이 돼 불교계와 소통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에, 이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불교계에서 출당 조치 등을 요구받고 있는 정 의원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와 관련해 송 대표는 ‘불교계에서 더 이상 출당 요구 없이 사과로 갈음하기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 “저희는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송 대표와 정 의원의 사과가 성난 불교계를 달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전국승려대회를 찾은 정 의원은 행사장 앞에서 발길을 돌렸으며 송 대표도 단상에 올라 승려들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려 했지만 취소당했다.

특히 행사장에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영상 사과 메시지가 송출되다가 정지되고 송 대표의 입장문 발표도 취소되자 현장에 있던 승려들이 환호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송 대표가 기자들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는 중에 한 승려가 다가와 “여기서 뭐하는 것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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