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감정은 없다’ 쓴소리로 尹 외곽지원 나선 김종인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22일 18시 28분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준석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2.1.10/뉴스1 © News1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준석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2.1.10/뉴스1 © News1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쓴소리’를 통해 윤석열 대선 후보를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다. 얼핏 윤 후보를 향한 비판으로 보이지만, 단일화·당 내홍·김건희씨 논란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김 전 위원장 인터뷰를 두고 “윤 후보를 향한 조언”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가 주목한 것은 전날(21일) 김 전 위원장의 인터뷰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 최근 선대본부 운영에 대해 “비교적 순탄하게 잘 가지 않나 이렇게 본다”며 자신이 이끌던 선대위가 해체되고 새롭게 구성된 선대본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야권단일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대해 “안 후보 지지도가 18% 이상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 얘기가 이뤄지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했다.

단일화를 위한 조건으로 안 후보 지지율 18%를 제시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의 이 발언은 ‘단일화 조건 18%’라는 제목으로 많은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김 전 위원장의 이 발언이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란 평가다. 안 후보가 도달하지 못했지만, 근접한 ‘현실적인’ 지지율을 단일화 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안 후보에게 부담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8~20일 조사)에서 안 후보는 17%를 기록했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안 후보가 이 기준점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그의 상승세가 꺾일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야권 지지층이 윤 후보에게 집중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야권의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20% 이상의 지지율을 제시했다면, 국민들이 비현실적인 숫자로 인식할 수 있지만, 18%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숫자”라며 “안 후보에게 쉽지 않은 지지율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면서 안 후보를 압박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동시에 “윤 후보의 경우 단일화를 하든 안 하든 당선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선거를 끌고 가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며 야권단일화에 흔들려선 안 된다는 쓴소리도 했다.

윤 후보를 향한 ‘원팀’ 부담감 줄이기에도 김 전 위원장은 나섰다. 그는 “어느 특정인에 대해 의존해서,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선대본부 합류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윤 후보의 독자행보에 힘을 실은 것이다.

자신을 두고 ‘잔칫집(선대위)에 기웃거리는 사람’이라고 한 김건희씨를 두고 “말을 함부로 하는 듯 하다”면서도 “넋두리 비슷하게 한 얘기같이 느껴졌다”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주력했다.

야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메시지를 통해 윤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의 민심잡기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각종 현안에 있어 정치적 메시지를 통해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윤 후보 돕기는 지난 경선과정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당시 홍 의원의 상승세로 윤 후보 ‘대세론’이 흔들릴때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 회동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김 전 위원장 측 인사이면서 선대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인사는 “선대위는 해산됐지만,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나쁜 감정은 없다. 정권교체를 위해 윤 후보가 성공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앞으로도 정치적 행보를 통해 윤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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