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30%대 박스권 지지율 탈피를 위해 당내 빠른 쇄신안과 함께 친문(親문재인)을 끌어안는 ‘원팀’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정권교체론이 높은 상황에서 현 문재인 정부와의 적극적인 차별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자신이 직접 ‘총선 불출마’ 뜻을 밝히며 “정권교체를 넘어 스스로 기득권을 타파해 정치교체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 가평 철길공원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지금까지 많이 실망시켜 드렸다. 정말 많이 변하겠다. (민주당이) 살점도 떼고 있으니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전날(24일)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기 전 예정에 없던 큰절 사죄, 성남 상대원시장에서 가족사로 눈물을 보인 데 이어 연일 ‘읍소’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당내에서 불고 있는 인적 쇄신 움직임에도 속도를 주문했다. 그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국민께서 보시기에 (민주당이) 정말 애쓰는구나, 이제 그만해라, 그 정도 하면 됐다고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 후보 최측근으로 꼽히는 7인회(정성호·김병욱·임종성·김영진·문진석·김남국)가 이재명 정부 탄생 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 후보는 “안타깝지만 국민께서 조금이나마 반성하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의 선언에 맞물려 당내에선 김종민 의원이 공개적으로 제기한 ‘86용퇴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송 대표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총선 불출마’로 인적 쇄신론에 화답하면서 향후 민주당 내 86그룹 등 주요 인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송 대표는 “우리 스스로 운동권, 기득권에 안주하면 안 된다”며 “이런 기득권을 해체하고 정권교체를 넘어선 진정한 정치교체를 이 후보가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팀 구상’에 부침을 겪고 있는 야권과 다르게 진정한 의미의 ‘원팀’과 함께 현 문재인 정부의 차별화도 전략으로 꼽힌다.
실제 이 후보는 최근 기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문제에 더해 인사 문제, 방역 문제를 연이어 지적하며 “이재명 정부는 다를 것”이라고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친문(親문재인)을 끌어안는 포용력도 선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전날 성남 상대원시장 연설엔 이 후보의 요청으로 이낙연 전 대표가 깜짝 구원등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를 틀림없이 지지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자 왔다”고 했고, 이 후보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경륜 높고 유능하고 정말 대단한 우리 선배 정치인”이라고 화답했다.
이 전 대표가 친문(親문재인) 상징성이 있는 만큼,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 후보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외곽 지원은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싸웠기 때문에 지지자들 사이에 갈등이 완전히 정리됐다고 볼 수 없지만, 민주당이란 큰 틀 아래 함께 가는 것이 민주당의 정신”이라며 “상처가 많이 아문 만큼 친문 진영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의 쇄신안에도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