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본부장급 회의. 윤석열 대선 후보는 본부장들을 독려하며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에서는 선거대책기구를 둘러싼 내홍 수습 이후 지지율을 회복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어느 정도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3·9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양당 후보의 판세가 유례없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내부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 尹측 ‘심야 회의’ 신설 비상근무 체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오전에 각각 열리는 본부장급 회의, 실장급 회의와 별도로 본부장급이 참여하는 심야 회의를 신설했다. 야간에 권영세 선대본부장을 중심으로 머리를 맞대고 본부장급들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선대본 관계자는 “선대본은 지금도 24시 근무 체제이지만 심야 회의를 열면 책임자들이 아침저녁으로 대면해 현안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라며 “선대본에 활력과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무진급 인사들도 저녁 식사 후 밤 상황을 점검하러 당사로 복귀해 야근하는 광경이 여러 차례 목격되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회의에서 “더 낮은 자세로, 긴장감을 늦추지 말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다 같이 노력하자”고 거듭 발언했다고 한다. 윤 후보 주변에서는 “윤 후보가 당 내홍을 겪은 직후 구두를 벗고 큰절을 하며 ‘나부터 달라지겠다’고 선언했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윤 후보를 겨냥한 날선 네거티브 공세가 계속되면서 당 내부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성격도 있다. 특히 대선을 코앞에 두고 판세가 혼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자칫 악재가 불거질 경우 수습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적어도 당 내부의 ‘자책골’은 막자는 것이다. 선대본 관계자는 “무속 논란에 휘말려 선대본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해체한 사건이 내부의 권력 투쟁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라며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봉합되자마자 당 내홍이 재차 불거지면 지지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 尹 “미세먼지 30% 감축, 농촌직불금 5조로 확대”
윤 후보는 설 연휴를 앞두고 분야별 주요 공약을 쏟아내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날도 당사에서 환경·농업·스포츠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를 임기 내에 30% 이상 감축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탈원전을 백지화하겠다”며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되는 석탄발전소는 가동 상한을 현재 80%에서 50%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또 △초중고, 노인요양시설에 미세먼지·바이러스 정화기 설치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 기준 강화를 약속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업직불금 예산을 현재 2조5000억 원의 두 배인 5조 원으로 확충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농가 경영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료 가격 인상 차액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베이징 겨울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생활 체육을 권장하고, 은퇴 체육인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스포츠 공약도 공개했다. 윤 후보는 “국민운동 앱 시스템을 구축해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국민께 연간 의료비 절감액을 국민건강보험료에서 환급하겠다”고 말했다. 또 실내체육시설 이용료에 소득공제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처한 업계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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