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5일 경기 북동부 지역 유세에서 “(민주당이) 국민 뜻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고 지금까지 많이 실망시켜 드렸으나 지금부터는 정말로 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민주당이 부족했다”며 엎드려 큰절을 하고 눈물을 보인 데 이어 또다시 ‘읍소’를 이어간 것. 그는 “어제 울었더니 속이 시원하다. 이제 더 이상 울거나 그러지 않겠다”며 “오로지 국민께서 우시지 않도록 저희가 바꾸겠다”고 했다.
○ 李, 지지율 답보에 ‘감성’ 호소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가평군 철길공원 즉석연설에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언급하며 “정치인에게 국회의원직은 거의 전부인데 그것을 포기하겠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른바 ‘7인회’로 불리는 측근 의원들이 전날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사실 어렵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 삶이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한 것에 대해 ‘나쁜 승리보다는 당당한 패배를 선택하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우리는 정도를 갔어야 했다. 우리가 그걸 잠깐 잊어버린 것 같다”고 재차 사과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21일부터 매일 하루에 수도권 5, 6개 지역을 돌며 발도장을 찍는 강행군을 이어가는 데는 그만큼 절박한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로 한 번도 지지율 40%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4월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주요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지지율 40%대를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상황. 여기에 1월 중순 이후 국민의힘 내홍이 사그라지고 안정세로 접어든 반면 민주당의 경우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부실장이 검찰조사를 받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선대위 내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도 이 후보의 눈물을 부각한 ‘호소 작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24일 당 페이스북 계정에 이 후보가 이날 경기 성남시 상대원시장 연설 도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사진과 함께 ‘울지 마라 이재명’이라고 적힌 문구를 게시했다. 이 후보가 형과 형수에게 한 욕설이 다시 논란이 되는 것을 적극 엄호하고 나선 것. 이 후보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이 후보를 옹호했고 우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에 “결국 싸울 수밖에 없었던 형과의 관계를 설명할 수밖에 없는 참혹함을 봤다”고 적었다.
○ 李 “농어촌 주민 100만 원 기본소득”
이 후보는 설 연휴 전 지지율 반등을 위한 정책 행보도 이어갔다. 그는 이날 경기 포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어촌 거주 주민에게 1인당 100만 원 이내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농업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농어촌 기본소득에 대해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는 것”이라며 “모두에게 똑같이 해야 균형발전이 가능하고 인구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지 실태도 전수조사해 투기를 감시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장모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겨냥해 “지금은 조금만 요건을 바꾸거나 서류 조작을 하면 누구든지 농지를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유력 후보 가족들의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토지는 모두 조사해 어떤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취득했고 어떻게 쓸지를 공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 부동산 토지 소유 실태를 조사할 것이고 그 안에 당연히 농지 전수조사도 들어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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