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광주광역시를 찾는다. 이낙연 전 대표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당 텃밭인 호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자 경기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마지막 일정을 취소하고 호남행 티켓을 끊은 셈이다.
26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27일 첫 일정으로 광주 공약을 발표한 뒤 아파트 붕괴 현장을 방문해 재발 방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말바우 시장과 충장로를 방문해 시민과 소통에 나선다. 충장로 일정에는 이 전 대표가 함께한다.
애초 이 후보는 지난 경기도내 31개 시·군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4박5일 간 경기도 매타버스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지만 마지막 날 일정을 취소했다.
설 연휴 전 호남을 방문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반영됐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이틀 전쯤 후보 일정을 변경해 광주에 내려가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에서도 이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지 못하고 되레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지난 24~25일 전국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남·전북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58.8%였다. 권역별로 보면 이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곳이 호남이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도 21.3%로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특히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2주 전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17.0%였지만 2주만에 20%대로 상승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에 앞서 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을 방문한 것도 이 후보가 호남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한 원인 중 하나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25일) 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피해자 가족을 만나 “사고를 유발한 현대산업개발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정치권에 요청하고, 대책 마련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의 광주 방문 후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부랴부랴 광주로 향했지만 유족들에게 문전박대를 당했다. 피해자 가족 협의회는 현장을 찾은 송 대표에게 “왜 이제야 왔냐”, “16일만에 와서 뭐하냐”, “대선 표 받으러 왔냐”고 소리를 지르고 방문을 저지하는 등 질타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호남에서는 대선의 ‘대’자도 꺼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27일 광주 지역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고 아파트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등 호남 민심 달래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매타버스 일정에 동행한 이 전 대표도 다시 한번 이 후보의 손을 잡고 텃밭 다지기에 힘을 싣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이 후보의 광주 일정과 관련해 “계속 경기도를 방문한다는 게 부담도 있고 광주는 아파트 붕괴사고로 인한 안전 문제 등과 관련해 너무 늦게 방문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있었다”며 “설 전에 방문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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