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정부 차원의 우크라이나 한국 교민 피신 전략이 구축되고 있다. 26일 주우크라이나 한국 대사관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 한국 교민 800여 명의 안전을 확보할 가이드라인을 짜고 있다.
25일 현재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리브네 지또미르 체르니힙 등 남동북부 15개 주(州)를 대상으로 ‘출국 권고’ 경보가 내려졌다. 여행경보 4단계 중 3단계로 여행을 비롯한 비(非)필수 목적 체류자는 출국하고 여행 예정자는 계획을 취소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침공하면 바로 4단계 ‘여행 금지’가 발효돼 우크라이나 여행이 전면 금지되고 교민 대피 및 출국이 진행된다.
대사관의 탈출 시나리오는 ‘단체 가입 소셜미디어 및 개별 전화 통보’→‘위치 파악’→‘지역별 탈출 경로 숙지 및 시행’→‘탈출 실패 시 대피 장소 이동’ 순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지역 교민은 수도 키예프로 이동한 후 민항기나 한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로 출국할 전망이다. 전면전으로 확전돼 비행기 탑승이 어려워지면 대피 장소 3곳으로 피한 후 추후 대응에 나선다. 이를 위해 비상식량 같은 구호물자를 대피 장소에 비축하고 있다. 러시아 국경에서 먼 서부 거주 교민은 자신의 차량으로 육로를 통해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몰도바 등 6개 접경국가로 이동하게 된다. 개인 차량 이용이 여의치 않으면 대사관이 현지에서 마련할 차량을 투입한다. 이를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이라고 대사관 측은 밝혔다.
교민들 우려는 커지고 있다. 사업가 김모 씨(45)는 “침공 소식이 알려진 후 대피하면 늦을 거 같아 미리 짐을 싸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는 교민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13개 기업이 사업 중이다. 한인회가 없다 보니 그동안은 기업, 선교사협회, 유학생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지역협의회 등이 개별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왔다.
대사관 측은 “24일 안전 간담회를 열어 개별 대피책과 정부 대응안을 조율했다”며 “위기 상황이 끝날 때까지 정기적으로 교민들과 만나 대피 가이드라인을 다듬고 숙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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