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5개 지역 중 대구 중-남에는 후보를 내지 않기로 28일 결정했다. 그러나 이 지역구에 출마 의사를 밝힌 김재원 최고위원 등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탈당 뒤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무공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공관위 2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공천 대상은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등 4개 지역”이라며 “대구 중-남 선거는 대장동 게이트 관련 범죄혐의 수사로 발생해 공당으로 무한 책임감을 느끼고 책임정치 실현 차원에서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구 중-남은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에서 5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10월 자진 사퇴하며 공석이 된 곳이다. 무공천 결정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국민을 실망하게 할 만한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당에서 스스로 판단할 땐 그곳에 공천하지 않는 것도 국민에 대한 정당으로서의 도리”라며 “공관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 소속 의원이 당선됐던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을 무공천 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대구 중-남 무공천 방침이 결정되자 곧바로 김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 지역 출마를 선언했던 후보들의 탈당이 줄을 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에서 어려운 결정을 했기에 전적으로 당의 결정을 따른다”면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꼭 당선되서 돌아오라는 당의 명령으로 알고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임병헌 전 남구청장과 도태우 변호사도 탈당 의사를 밝혔다.
대구 중-남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등록한 예비후보 10명 중 탈당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후보가 3명에 이르자 당내에서는 “무공천 결정의 진정성이 훼손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김 최고위원을 언급하며 “당 최고위원이라는 직책을 갖고 재·보선에 나선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인데, 탈당까지 한 건 무책임한 처사”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 뛰어야 할 당 지도부의 본분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는 김 최고위원 후임 지명직 최고위원을 최대한 빨리 임명해 분위기를 추스른다는 계획이다.
대구를 제외한 4개 지역의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해 권 본부장은 “공천 방식은 공관위에서 계속 고민하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윤 후보가 ‘2030세대 여성’ 공천 기조를 밝힌 점을 감안할 때 서초갑 등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정치 신인을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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