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해병대 부대를 찾아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북한 도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 저자세 대북 정책이란 비판을 받아 온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해병대를 해군에서 독립시켜 육·해·공·해병의 ‘준 4군 체제’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설 연휴 전 안보 행보를 통해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나섰다.
○ 李 “北 미사일 강력 규탄”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김포에 위치한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해 “하필 대선이 이뤄지는 시점에 집중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북한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새해 들어서만 6번째, 총 10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향해 날을 세운 것. 특히 북한을 향해 ‘규탄’이나 ‘도발’이라는 표현 없이 ‘우려’ ‘강한 유감’ 등의 입장 표명에 그쳤던 정부와 달리 ‘강력 규탄’이란 표현을 써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이어 “안보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는 차원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공동선언을 제안했는데 다른 후보들이 함께해주길 다시 한번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한반도가 전쟁의 위기가 감돌던 2017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며 북한의 긴장 조성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제안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남북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무조건적인 저자세로 대응하지 않고 할 말은 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당초 예정에 없던 해병대 공약을 발표하며 중도·보수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현재 육해공 3군 체제를 해병대를 사실상 독립시키는 준 4군 체제로 개편하겠다”며 “해병대 전력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해 본연의 임무인 상륙작전 역량을 극대화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4군 체제에 맞춰 해병대회관 신설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해병대 장병들과의 간담회에선 지난해 말 발표한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것도 억울한데, 진 사람에게는 시키지 말자는 게 내 주의”라며 “징병도 건강한 남자라는 이유로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의무가 면제되거나 아예 없는 사람보다 더 불이익을 받으면 되나”라고 했다.
이날 이 후보 측은 앞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이 후보의 장남이 과거 군 복무 중 국군수도병원에 특혜 입원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군 복무 인사자력표와 의무기록 사본 증명서 등을 공개하며 정면 반박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군 특혜 이슈에 민감한 20대 남성 유권자 표심 지키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 李 “물적분할 후 재상장 금지”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엔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도 주장했다. 특히 정부의 14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에 날을 세우며 “대선 전 정부가 최소 35조 원 정도 확보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1차 추경안) 결과와 관계없이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 50조 원 정도는 긴급재정명령권을 통해 반드시 확보할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개미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공약도 내놨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연기금 주식시장 안정 책임, 물적분할 후 재상장 금지, 주식공매도 형평성 확행”이라고 적었다. 이 중 ‘물적분할 이후 재상장 금지 공약’은 최근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손해를 입은 LG화학 투자자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회도 이날 공정한 가상자산 시장 구축을 위해 시장 자율적 규율과 법적 규제 도입을 담은 10대 정책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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