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민심 달굴 대선 4대 쟁점
① “녹음파일 내용 들어봤어?”… 형수 욕설-김건희 통화 관심 집중
② “법적문제 생길 후보는 곤란”… 대장동 vs 허위경력 공방 예상
③ “지지율 팍팍 올라야 할텐데”… 설 연휴 후 민심 향방에 촉각
④“당내부터 뭉쳐야 승리하지”… 李 쇄신론-尹 원팀 구성도 화두
“설 연휴가 끝나고 새 주가 시작되는 7일이면 3·9대선까지 ‘D-30’이다. 결국 설 민심이 대선의 표심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설 민심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특히 이번 설 연휴 직전까지 초박빙 레이스가 이어지면서 여야의 마음은 더욱 다급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터진 대장동 특혜 의혹에 이어 이번엔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 ‘형수 욕설’ 논란 역시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을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김 씨의 공식 등판 시점을 미루고 있다. 또 자신과 김 씨를 겨냥한 민주당의 무속 논란 공세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여야가 설 민심을 두고 맞붙을 4가지 공수(攻守) 쟁점을 짚어봤다.
① 李-尹 모두 ‘녹음 파일’ 꼬리표
두 후보는 나란히 녹취록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설 연휴를 맞게 됐다. 여야 모두 겉으론 “더 이상의 후폭풍은 없을 것”이라는 태도지만 설 민심에 녹취록이 끼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형수 욕설 논란이 새로 불거진 논란이 아닌 만큼 실망감은 이미 여론에 다 반영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누가 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는지, 누가 더 반성과 쇄신의 각오를 국민에게 보여주었는지를 대비시킬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씨의 ‘7시간 통화’에 대해 “나올 건 다 나왔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미 윤 후보가 여러 차례 사과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더 번지는 건 막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 씨가 공식 활동을 시작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등판 시점을 조율 중이다. 다만 김 씨의 통화에서 무속 논란으로 불똥이 튀었던 것처럼 공개 행보로 인해 또 다른 논란이 생겨날 수 있다는 건 고민거리다.
② 성남FC, 도이치모터스…의혹 vs 의혹
민주당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야당의 공세로 ‘제2의 대장동 의혹’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성남FC 의혹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자체 판단한 민주당은 이 후보가 야당의 ‘부정부패 프레임’에 빠지는 건 반드시 막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이미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리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더 큰 악재로 번지는 걸 원천 차단하고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의 한 의원은 “대장동과 성남FC는 오히려 지자체장으로서 공적”이라며 “이를 네거티브 소재로 삼는 건 윤 후보의 부족한 역량을 감추려는 얄팍한 수”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김 씨의 허위 경력 논란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경력 논란의 경우 일부 과장된 점이 있었다고 김 씨가 직접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이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긋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음해”라고 강하게 부인하며 설 민심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③ 文 지지율 밑도는 李, 정권교체 여론 밑도는 尹
지지율과 관련해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보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 여론보다 지지율이 낮다는 점이 고민이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 민주당은 ‘유능 대 무능’으로 프레임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에 반감이 있는 일부 중도·진보 지지층이 이 후보에게 유보적이지만 TV 토론이 끝나고 투표할 때가 되면 이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윤 후보 역시 정권교체 여론에 미치지 못하는 현재 지지율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TV 토론 등을 통해 윤 후보가 갖고 있는 역량을 국민들에게 보여준다면 윤 후보의 지지율이 결국엔 정권교체 여론에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31일 열리는 토론을 기점으로 지지층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④ 쇄신도 ‘원팀’도 아직
여야의 내부 사정도 남은 선거 레이스의 변수다. 민주당은 지지율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송영길 대표의 불출마 선언 등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후속 움직임은 여전히 없는 상태. 자연히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 퇴진론’도 힘을 잃어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원팀’ 구성이라는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윤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여전히 선대본과 거리를 두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최근 홍 의원과 만나 물밑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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