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미사일 ‘릴레이 도발’이어 화성-12형 쏜 듯
고각(高角) 발사로 괌 타격 위협, 미국과 ‘강대강’ 대결 불사 경고
문 대통령 “핵·ICBM 모라토리엄 파기 근처 다가간 듯”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쏘는 고강도 도발을 강행했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철회를 끝내 강행하겠다는 경고이자 미국과 ‘강대강(强對强)’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종전선언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군에 따르면 30일 오전 7시 52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이 동해상으로 고각(高角)으로 발사됐다. 미사일은 약 2000km 고도까지 치솟은 뒤 약 800km를 날아 해상에 낙하했다고 한다.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최대 3500~4000km 이상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에서 한반도 유사시 미 전략자산의 발진기지인 괌을 직접 때릴 수 있는 거리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은 2017년 9월 화성-12형 발사 직후 이후 4년 4개월만이다. 당시 북한은 화성-12형을 평양에서 정상 각도로 발사해 약 3700km까지 날려 보내 괌에 대한 핵타격 능력을 입증한바 있다.
군 소식통은 “미사일은 발사 직후 30여분을 비행했고 낙하 당시 최대 음속의 10배가 넘은 것으로 탐지됐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화성-12형이나 이를 개량한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의 도발 직후 원인철 합참의장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공조 통화를 통해 관련 상황을 공유하고,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군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5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안보상황과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NSC 회의를 주관한 것은 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17년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그동안 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을 지켜왔는데,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면 모라토리움 선언을 파기하는 근처까지 다가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바, 관련 사항들을 염두에 두고 논의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