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회서 철야 농성 돌입 “양자 담합 토론 규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간 양자 토론 개최에 항의 하며 국회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3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두 기득권 정당 후보들, 정말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기득권 정당 후보들의 편법·부당한 양자 담합 토론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양자 토론에 대해 “이미 법원이 부당성을 지적하며 중단을 명령했으면, 즉각 중단하고 국민께 사과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다. 이것이 대다수 국민이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이다. 법원 판결의 법 정신을 무시하다니, 법을 공부했다는 사람들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설 이전에 양자 토론은 누가 봐도 4자 토론 김 빼기 용이다. 설 전 대목장에 두 후보가 장사 다 하고, 다른 후보들은 손님이 빠져나간 명절 뒤에 장사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를 설 민심 밥상에 올리는 것은 죽어도 못 하겠다는 것이다. 저 개인을 지우겠다는 문제를 넘어 이 나라 공정과 상식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5시경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철야 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양자 토론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선(先) 양자 토론, 후(後) 4자 토론’ 일정에 합의했다.

양당은 31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사회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한다는 데까지는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31일로 확정됐을 뿐 양당 대선 TV토론 협상단은 수 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토론 방식에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31일로 예정된 양자 토론이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 후보가 30일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며 윤 후보 측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만약 양자 토론을 강행한다면 양자 토론이 끝날 때까지 (철야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이 토론 방식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 밀고 당기면서 협상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양자 간 대결을 국민 앞에 보여줌으로써 이번 선거를 양자 구도로 만들려는 획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자토론 결렬 가능성도 거론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만약 결렬되면 (철야 농성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