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보좌관이 써놓은 쪽지 읽기 시합 하지 말고, 커닝 하지 말고 자기가 평소에 가진 철학을 갖고 논쟁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유튜브 채널 ‘오마이뉴스 TV’에 출연해 “우리도 미국 대통령 식으로 자료 없이 해야 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자료없이 (토론)하자고 바로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예정된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양자토론이 ‘자료 지참’ 등 토론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윤 후보를 향해 ‘무자료’ 토론을 재차 촉구한 것이다.
최근 지지율 흐름과 관련해선 “이재명 후보가 성남에 가서 어머니와 추억을 진솔하게 말하며 울음을 참지 못한 것이 많은 감동을 줬고, 거기에 이낙연 전 대표가 동참해줘서 좋은 분위기를 반들었다. 또 제가 정치쇄신을 말한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하락세가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당내 ‘586 용퇴’에 다른 의원들도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우상호 의원이 저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격려해줬고, 함께 불출마를 선언한 586 세대의 대표로서 모든 걸 걸고 뛰어보자며 총괄본부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운을 뗐다. 우 의원은 지난해 4·7 재보선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4선, 5선 중진 의원들이 이번에 대선을 패배하고 나면 다음 총선에 출마할 수 있을까”라며 “당원과 국민들에게 면목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윤석열 대 반윤석열’ 구도를 위해 다른 후보와 관계 정립을 고민하고 있냐는 질문에 “연립정부 개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지지율이) 41% 정도였다. 국민의 60%가 지지하지 않은 게 아니냐”며 “촛불 연대, 탄핵에 동참한 세력 간에 연립정부 구상을 좀 더 진지하게 논의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지금 대통령제 하에서 결선투표도 없는 마당에 어떻게 연립정부가 가능할 건가. 그 고리가 책임총리제”라며 “국무총리를 국회 추천을 통해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 동의를 최종적으로 받으면 현행 헌법을 거스르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실질적 책임총리가 되려면 국회 추천을 받아 임명하고, 그 총리가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하게 해야 한다”며 “오히려 책임총리제가 되면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이라는 헌법 조항이 살아있는 조항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책임총리제는 심상정 후보도 요청했을 것”이라면서 “김동연, 안철수 후보도 동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만남을 가졌다고도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이) 이 후보에 대해 많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오마이TV 인터뷰에서 이 후보와 과거 인연을 소개한 뒤 “본인이 만나보겠다고 하면 만날 수는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정치인이자 대통령 후보로서 필요한 얘기는 해줄 수도 있다”면서도 캠프 참여에 대해선 선을 그은 바 있다.
송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거론되자 “윤 후보가 되면 이 대표를 팽시킬 것 같다”며 “윤핵관과 주변 세력이 이 대표를 억지 춘향으로, 선거용으로 데리고 있지만 절대 용납 안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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