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통해 대선 TV토론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두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해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서는 “국채 발행”을 주장한 이 후보와 “지출 구조조정”을 앞세운 김 후보의 의견이 엇갈렸다.
● 李-金 “같이 머리 맞대자” 공감대 형성 주력
두 후보는 이날 CBS 주관으로 유튜브 중계된 대선 후보 정책 토론회에서 경제 분야 토론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 공약과 관련해 “홈페이지를 보니 큰 카테고리만 135개더라. (카테고리 당) 5개씩 이야기 하면 650개나 되는데 이 공약을 다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계산해 봤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가용 예산 범위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했지만 김 후보는 “이해는 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김 후보는 “국가지도자가 신뢰를 줄 수 있으려면 (의혹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것을 해줬으면 어떨까 한다”고 했지만 이 후보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지원 예산의 조달 방안 이견 등을 제외하면 두 후보는 토론 내내 웃음을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제부총리 재직 시 청와대 참모들과 부동산 정책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김 후보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만들 때 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가 정치 이념이 들어가는 것과 시장을 힘으로 이기려 드는 것”이라고 했고, 이 후보도 “정책이 이념화되면 안된다는 점에 100%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청와대 정부’를 고치는 것에 대해 머리를 맞댔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여권 안팎에서는 15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앞두고 두 후보 간 연대가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에도 송영길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계속해서 김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며 “토론회를 통해 정책적 공감대를 확인한 두 후보가 사실상 단일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설 맞아 고향 찾은 李 “육사, 안동으로 이전”
앞서 이 후보는 설 당일인 1일 부인 김혜경 씨와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았다. 두 사람은 경북 봉화에 위치한 이 후보 부모님 산소를 성묘한 뒤 경주 이 씨, 안동 김 씨 화수회 사무실에 들려 종친회 어르신들에게 설 인사를 드렸다. 이 후보가 대구경북 출신임을 강조하며 지역 민심을 파고든 것.
경북 방문 자리에서 이 후보는 “(안동에 있는 옛) 36사단 부지에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한다면 안동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육사 안동 이전을 약속했다. 또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내놓은 ‘구미공단 스마트 재구조화’를 수용한 지역 산업 육성 공약도 발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육사 이전 공약에 대해 “말바꾸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윤기찬 대변인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의 경기도도 2020년 ‘그동안 군사 규제 등 각종 규제 고통을 겪은 지역의 균형 발전과 군 시설과의 연계 효과를 도모할 수 있는 경기 북부지역의 접경지역 등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면서 “이번 육사 이전 관련 입장 변경만큼은 경기도민께 한 구체적인 약속을 스스로 어긴 것이므로 경기도민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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