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4자 TV토론… ‘20% 부동층 잡기’ 사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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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측 “유능한 경제 대통령 증명”
윤석열측 “대장동 특혜 의혹 등 제기”

3·9대선을 불과 34일 남겨둔 3일 여야 4당 대선 후보들이 TV토론에서 처음으로 맞붙는다. 이번 토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세 차례의 법정 토론회와 별도로 열리는 것이다. 여야는 이번 토론을 최대 20%에 육박하는 부동층 표심의 향배를 가를 변수로 보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첫 TV토론을 계기로 대선 구도를 ‘유능 대 무능’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책적 전문성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쌓아온 실적을 드러내 이 후보가 위기 상황에 나라 살림을 책임질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점을 국민께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일 외부 일정을 최소화한 채 공약과 정책 자료를 점검하며 토론 준비에 집중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국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후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국민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TV토론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들의 허점을 파고들어 양강 구도를 깨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다른 후보들이 침묵하는 강성 귀족 노조, 공적연금 개혁 이슈 등을 제기하며 안 후보만의 비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 측도 “‘흙탕물 대선’ ‘비호감 대선’을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李측 “경제정책 역량-실적 부각” 尹측 “정권교체 통한 비전 제시”


李, 검사 출신 대역 동원해 모의토론
尹의 사드 추가배치 등 발언 공략… 경선때 보인 공격 토론은 자제할듯
尹, 사전 리허설 대신 토론자료 검토
李 둘러싼 성남FC 의혹 등 조준… ‘날카로운 검사 이미지’는 피하기로



“‘유능 대 무능’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것.”(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

“검사가 아닌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줄 것.”(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참여하는 첫 TV 토론회를 앞둔 2일 두 후보 측은 저마다 토론 승리를 자신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설 연휴 직전까지 두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면서 TV 토론의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정책적 역량과 실적을 통해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윤 후보의 자질 부족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윤 후보는 날 선 검사 이미지가 아닌 국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 李 측 “정책 역량 앞세워 기선 제압”
민주당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대선 구도를 유능 대 무능의 프레임으로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했던) ‘생태탕’ 경험이 뼈아팠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과도한 네거티브가 자칫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토론회에서도 네거티브 대신 이 후보가 가진 역량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보여준 실적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부동산과 일자리 등 경제 분야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날 열린 이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의 토론회를 두고도 여권 내부에서는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통해 경제 분야 정책을 가다듬는 모의고사를 치른 셈”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외교 안보 분야에서는 윤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 발언’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의 주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 측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이 후보의 다소 공격적인 토론 태도와 긴 질문과 답변은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당내 경선 당시 ‘바지 발언’ 등 다소 감정적인 이 후보의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검사 출신인 조응천 의원을 윤 후보 대역으로 하는 4자 모의토론까지 진행하며 이 같은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 尹 측 “정권교체 통한 새 국가 비전 제시”
당 바깥 인사들과 첫 토론을 벌이는 윤 후보는 국가 지도자 이미지 부각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외교안보 정책 등 문재인 정부 정책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권교체를 통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윤 후보의 뜻을 토론회를 통해 보여준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적폐 청산과 반대되는 통합의 정치 구상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의혹 등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대장동, 성남FC, 불법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국민께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는 기회로 (4자 토론을) 활용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TV 토론 사전 리허설 대신 자택에서 정책 공약 및 네거티브용 토론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다른 세 후보의 집중 공세가 예고되는 만큼 윤 후보는 수비 전략을 세우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토론이 끝나면 공세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가 ‘1등 후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며 “‘윤석열 난타전’이 펼쳐질 경우 윤 후보가 해명할 시간을 많이 얻는다는 점에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

안철수 측 “3강체제 구축” 심상정 측 “정책비전 승부”

4자 TV토론 벼르는 안철수-심상정
安, 反포퓰리즘 공약 차별화 전략… 沈, 李-尹 사법적 의혹 핀셋검증 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3일 열리는 4자 TV 토론을 계기로 양강 체제로 굳어진 대선 국면에 균열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두 후보는 법원 가처분 신청, 철야농성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간 양자 토론 불가 의사를 밝혀왔다.

안 후보는 이번 토론을 통해 3강 체제 구축에 나선다는 목표다. 특히 후보 본인과 가족 관련 논란을 완전히 씻지 못한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모두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주요 후보 중 유일하게 국민연금 개혁을 약속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반(反)포퓰리즘’ 기조도 부각시킬 예정이다. 안 후보는 2일 기자들과 만나 “토론은 굉장히 많이 해봐서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10년 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많은 분께 알려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도 이날 광주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4자 토론을 계기로 개혁 어젠다가 선거의 중심으로 들어오면 (안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주4일제 근무’ ‘시민 최저소득’ 등 정책 비전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여야 후보 간 네거티브 난타전으로 유례없는 비호감 대선이 된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동시에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를 알리겠다는 것. 정의당 관계자는 “정책 비전 제시와 함께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사실상 특검을 거부한 만큼 두 후보를 둘러싼 사법적 의혹에 대해선 핀셋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4자 tv토론#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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