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만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7일부터 적용할 새 거리두기 조정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명절 이동 효과나 동네·병의원 중심의 코로나19 검사·진단 체계 전환 영향 등이 불확실한 만큼 현행 수준의 방역조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위중증률과 치명률, 병상 가동률을 고려하면 설 연휴 전후로 바짝 조여온 방역 조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3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6일 시행이 종료되는 ‘사적 모임 6인·오후 9시~10시’를 골자로 하는 현행 거리두기 조치를 그대로 연장하는 방안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일각에서 확진자 규모 등을 이유로 주장하는 거리두기 강화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확진자 증가는 예상됐던 수순이며 오미크론 대응 체제에서는 위중증·사망률이 주요 지표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사상 첫 2만명대 확진자를 기록한 전날 코로나19 중대본에서 굳이 확진자 규모를 언급하지 않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는 확진자 수에 동요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방역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같은 정부의 방침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설 연휴 기간 동안 1만7000명대를 유지하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일 1만8343명, 2일 2만270명에 이어 이날 2만2907명을 기록했지만, 위중증률과 사망률이 높지 않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200명대로 줄어든 후 6일째 2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진자의 치명률 또한 0.15%로 델타 변이(0.7%)의 5분의 1 수준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병상가동률도 여유가 있다는 판단이다. 전국의 중환자실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16.1%고, 준·중환자실 가동률은 38.5%, 중등증 환자를 위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36.8%다. 생활치료센터 또한 정원의 45.5%가 입소한 상태다. 전날 회의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식당·카페의 영업 제한 시간을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한 시간 가량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원 제한보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한 고충이 많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틔우자는 취지다. 인원 제한의 경우 기존 6인을 유지하는 안과 4인으로 줄이는 안이 함께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거리두기 연장 의견을 낸 이들은 명절 이동 효과로 인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속도 및 수도권 여파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섣부르게 영업 시간 제한 등을 조정할 시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날부터 실시되는 동네 병·의원 중심의 코로나 검사·치료 체계가 얼마나 원활하게 운영되는지 여부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사·진단 수요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전국 1000여개의 의료기관이 선별진료소에 집중된 검사·진단 업무 부담을 얼만큼 나눠 가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김 총리 주재의 방역전략회의를 열고 각 부처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방역조치안을 논의하고, 오는 4일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7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최종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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