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구애’ 총력…“尹 20% 득표” vs “李, 與지지율 보다 높이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3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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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선을 불과 34일 앞둔 3일 ‘호남 민심’에 구애하는 여야의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호남 20% 이상 득표’를 목표로 내걸고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잇달아 이 지역을 찾으며 호남 표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 지지율에도 못 미치는 흐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며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 이준석 “尹 20% 득표, 지역구도 깨졌으면”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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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 신안, 진도, 완도 등을 돌며 호남 민심을 파고들었다.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광주 무등산 등반에 이어 최근 열흘 간 세 번째 호남 방문이다.

이 대표는 신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 숙원 사업인 흑산공항 건설에 대해 “문재인 정부 공약이면서도 이행하지 못한 흑산공항 건설 사업을 정권교체를 이루면 해결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해남을 찾아 “정책 홍보차량을 싣고 배로 노화도에 들어간다”라며 “다도해 도서 지역 주민 한 분 한 분을 뵙고 국민의힘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여권의 본진격인 호남을 휘젓고 다니며 윤 후보의 활동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후보도 다음주 다섯 번째 공식 호남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무궁화호 4량을 빌려 ‘윤석열차’라는 이름을 붙인 전국 순회 열차도 다음주 호남을 향해 달릴 계획이다. 앞서 설 연휴 동안에는 윤 후보의 글씨체로 활용한 손편지를 호남 전 지역 230만 가구에 발송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의 호남 득표율에서 ‘마의 벽’으로 불리는 1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하고 있다. 일찌감치 ‘서진 정책’을 강조하며 호남 챙기기에 힘을 쏟아왔고, 20대 국회에서 호남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당 의원과 조직 상당수가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데 따른 기대감이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의 호남 지역 최대 득표율은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박근혜 대선 후보가 얻은 10.52%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20% 이상 득표해 이제 지역구도가 깨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텃밭 호남서 70% 벽 못 넘고 있는 李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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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가 ‘텃밭’ 호남에서 지지율 70%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민주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달 2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66%)은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71%)와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71%)보다 각각 10%포인트, 5%포인트씩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 다음으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11%), 윤 후보(8%),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4%) 순이었다.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각각 당선된 15, 16대 대선 모두 호남에서 9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이 대선 승리의 밑바탕이 됐다”며 “반대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각 당선된 17, 18대 대선에선 호남에서 8~10%대 득표를 내주면서 민주당이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와 민주당 모두 호남 구애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 후보 측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5일 전 호남 지역을 다시 찾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들보다 호남을 많이 찾은 후보가 바로 이 후보”라며 “대선이 34일 남은 만큼 아직 상승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수도권 일정을 급히 광주로 돌린 다음 “광주는 (저를)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사회적 어머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활약도 기대하는 부분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이 후보의 광주 일정에 합류해 이 후보와 손을 맞잡고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어 3일에는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영표 의원이 전북을 찾아 “이 후보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인 만큼 지지율 확대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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