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3·9대선 TV토론은 첫 주제인 부동산 정책에서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뒤덮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공격하는데 사용했고, 이 후보는 대장동 관련 의혹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며 반격했다. 두 후보는 “특검 뽑는 자리가 아니다”(이 후보) “(성남)시장이 바보였나”(윤 후보) 등 감정 섞인 공방을 벌였지만 새로운 의혹 제기나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다.
● 尹 “대장동 설계는 李” VS 李 “이익 본 건 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토론회 첫 질문으로 이 후보를 향해 “어떻게 김만배, 남욱, 정영학 같은 사람들이 합쳐서 3억5000만 원으로 1조 원이 돌아가게 설계했냐는 것이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 이 후보가 남은 것을 다 먹게 설계해준 것이냐.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개발 사업에 들어간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하신 것은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100% 공공개발을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면서도 “제가 일부러 국정감사를 자청해 이틀 동안 탈탈 털다시피 검증했던 사실”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하며 시간낭비하기보다는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자”고 일축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계속해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법정에서 (대장동 사업) 설계가 (이재명) 시장의 지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고 공격했다.
거듭된 압박에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로) 저는 이익 본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윤 후보는 (김 씨의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줬지 않느냐. 우연히 사줬겠느냐”고 받아쳤다. 또 윤 후보에게 “여기는 특검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고 발끈하기도 했다.
● 심 “李, 공범인가 활용 당했나” 가세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가세했다. 심 후보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배임 혐의를 무죄라고 보나, 유죄로 보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검찰이 기소했으니 혐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죄 여부는) 모르겠다”라고 답하자 심 후보는 “이 후보가 투기세력과 결탁한 공범이냐, 아니면 활용 당한 무능인가라는 딜레마를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세가 몰리자 이 후보는 “6개월 이상 검증된 것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며 “억울한 게 있더라도 넘어 가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다른 후보를 상대로 질문하는 시간까지 활용해 대장동 의혹을 파고들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이게 도대체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이 바보여서 (유 전 본부장과 김 씨 등이) 기소된 것이냐, 아니면 리스크가 커서 이렇게 설계한 것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갔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윤 후보를 거들었다.
토론회가 끝난 이후에도 기싸움이 이어졌다.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치고 나가며 “대장동 문제는 업자를 중심으로 누가 그 업자들을 도왔는가”라면서 “업자를 도와준 건 국민의힘과 윤 후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이 후보에게) 뭘 물어보면 엉뚱한 이야기를 하니까 (이 후보가) 자신이 없는 거다”라며 “대장동 답변을 기피하는 게 왜 기피하는 것이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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