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K9 자주포 이집트 수출계약 과정에서 수출입은행의 대출 조건과 관련해 “전문 용어로 영업비밀을 까라는 건데, 이게 애국 행위냐, 오히려 해국(害國)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인터뷰에서 “다른 선진국도 다 수출입은행 조건을 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지난 1일 이집트와 2조원 규모의 K9 국산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 언론들은 이집트가 K9 자주포 구입 대금을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빌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지금은 단순히 기업과 기업, 나라와 나라 같이 바이어와 셀러의 단순한 관계가 아니다. 산업협력, 금융지원, 현지생산 이런 여러 조건들이 굉장히 까다롭게 붙어오는 시대다. 다른 선진국도 다 수출입은행 조건을 끼고 하는데 왜 그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조건을 밝히면 다음 나라에는 어떻게 수출을 하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일부 언론과 야당이 ‘외유 순방’이나 ‘빈속 귀국’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아마 대통령께서 야당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순방 기간 중에 계약하라고 했다면 우리 기업에 굉장히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됐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순방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계약하지 말고 양국이 건전한 협상을 하라고 지시했고 쉽게 얘기하면 배짱을 부리고 왔다”며 “‘빈손 귀국’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빈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수석은 김정숙 여사가 이집트에 머물 당시 비공개 일정으로 피라미드를 방문한 것에 대한 보도에 대해선 “과해도 너무 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기 전부터 외유니 뭐니 하는데 당연히 공식일정이라고 해도 그렇게 비판하지 않았겠나”라며 김 여사의 일정이 이집트와 협의된 ‘비공개 공식일정’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박 수석은 ‘외유 순방 논란을 의식했다면 당당히 공개일정으로 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엔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서 외교적 결례를 범하지 않고 의무를 다했다”며 “그것을 비밀관광, 비공개 관람이라고 선정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비판을 수용한다 해도 의도적인 비난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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