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동계올림픽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이 ‘혈맹’ 중국의 올림픽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오는 20일 폐막식까진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이 기간 중 제80주년 ‘광명성절’(2월16일·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등을 맞아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단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동계훈련을 진행 중이다. 북한 내 핵·미사일 시설의 경우 한미 정보당국이 그 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주목할 만한 변화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지난달 19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주재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조치의 철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긴장 수위를 늦출 수 없다’는 게 군 안팎의 분위기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특이동향을 지켜보며 항상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계태세를 강화하거나 관련 인원을 늘리지 않았지만 올림픽 기간에도 긴장감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올 1월에만 탄도미사일 6차례, 순항미사일 1차례 등 모두 7차례에 걸쳐 미사일 시험발사와 사격훈련을 실시하며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렸다.
특히 북한은 설 연휴기간이던 지난달 30일엔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북한의 IRBM 발사는 지난 2017년 9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총비서가 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낸 데다, 개막식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하는 만큼 북한이 ‘잔치’(올림픽)에 재를 뿌리지 않으려 할 것 같다”면서도 북한의 ‘화성-12형’ 발사 관련 논의를 위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4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임을 들어 “그 내용에 따라 북한이 추가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군 관계자 또한 “김 총비서가 각종 행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3월 이후 실시될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어떻게 반응할지 등에 따라 북한이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즉각 대응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우리 군의 미사일 작전을 수행하는 핵심부대인 육군 미사일사령부를 이례적으로 공개 방문하며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도 설 당일이던 이달 1일 경계작전 등의 임무를 수행 중인 육·해·공군 및 해병대 각 부대 지휘관들에 대한 지휘통화에서 “경계 작전과 전방위 미사일 위협에 대한 즉응 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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