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경기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청 공무원이 부인 김혜경 씨의 사적 용무에 동원됐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이 후보는 4일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좀 더 세밀히 살피고 경계했어야 마땅하나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사과’를 세 차례 언급한 이 후보는 “감사 및 수사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책임을 충분히 지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과 직후 이번에는 지난해 추석 때 도청 의전팀 공무원들이 이 후보 친인척 명절 선물 준비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으로 일했던 A 씨에 따르면 당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 배모 씨는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텔레그램으로 A 씨에게 “지사님 친척분들에게 배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배 씨는 이 후보가 변호사 시절부터 인연을 맺고 성남시청에 이어 경기도청에서 최근까지 근무한 측근이다.
다음 날 배 씨는 A 씨에게 주소를 전했고, A 씨는 “의전팀에서 받은 메모”라며 장모님, 둘째 형님, 막냇동생, 여동생, 처남 등 친척들의 호칭과 고기 사과 등 선물 품목이 적힌 메모를 전했다. 고기 구매 비용 합계라며 115만 원이라는 금액도 적혀 있었다. A 씨는 경기도청 의전팀이 준비한 선물을 배 씨가 알려준 주소로 관용차를 이용해 배송하고 일일이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또 이 후보 성묘 준비에도 공무원들이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A 씨가 공개한 텔레그램에 따르면 배 씨는 A 씨에게 “지사님 추석 성묘 가신다니 제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A 씨는 배 씨의 지시를 받고 과일 대추 밤 등을 과일가게에서 받아왔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친척에게 보낼 명절 선물을 업무추진비로 구매한 것이 아니라 후보 사비로 추가 구매했고 직원에게 직접 배송하라고 한 사실 또한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서실 직원에게 요청해 별도로 준비한 제수용품을 챙겨달라고 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제수용품은) 모두 사비로 구입했다”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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