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월 7차례나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북미간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일각에서 긴장완화와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친서를 보낼 것을 제안하는 의견이 나왔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 석좌는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북한의 악당 같은 행동은 저절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지난 몇 주 동안 보여준 것처럼 북한의 골칫거리는 저절로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북한이 한 달 만에 가장 많은 7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데 대해 “우리는 이 패턴을 전에 본적이 있다”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데이터에 따르면 북한은 2019년 7월말부터 한 달 동안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7차례 했고, 지난해 9월 북한은 5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최근 집중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일상적인 도발 사이클의 일부로 치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그 논리는 북한의 행동을 정상화시킬 뿐”이라며 “대신 미국은 북한은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 지속가능한 긴장완화의 길을 계획하는 신중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 석좌는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 이후 북한에 여러 차례 대화 제의를 했지만,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이 닫히고 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강화에 동의할 수도 있지만, 이미 봉쇄된 북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 “선별된 군사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은 너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봉쇄나 고립은 북한 정권에게 무기 능력을 고도화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줄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김 총비서에게 동맹국과 미군,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높이는 동시에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일한 옵션으로서 외교적 관여가 있다며 “북한이 강력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는 또 다른 핵실험을 시도하기 전에 지금 북한과 접촉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우선 한국 및 일본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특히 김 총비서를 3차례 만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3월에 있을 대선에 이어 올해 퇴임하기 전에 대북 외교적 관여를 위한 마지막 추진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 석좌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의 바람을 보여주는 개인적 편지를 김 총비서에게 쓸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그렇게 한다고 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거부해 온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도박식 정상회담으로 복귀하겠다는 약속은 아닐 것”이라며 “오히려 친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김 총비서를 만만찮은 지도자로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김 총비서의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도 있다. 이런 식의 개인적인 접근은 과거에도 김 총비서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 석좌는 미국이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선의의 표시로 의료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거나 코로나 팬데믹 여건이 허락 되는대로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를 해제하는 방안 등 역내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다른 저비용 조치들의 검토를 제안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장애물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생산 동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한적 (대북) 제재 완화를 승인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는 비핵화의 중간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이것이 조건부 항복처럼 보일 위험이 있지만 미국은 북한보다 이런 양보를 하는 데 있어 훨씬 더 안정된 위치에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추가적인 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할 경우 제재 완화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 석좌는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을 방치할 여유가 없다”면서 “불행하게도 시간은 북한의 편이기 때문에 지금 다시 관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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