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6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월 정신은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킨 자유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5월 영령에 참배하려고 했으나 일부 단체에 가로막힌 뒤 5월 정신을 이같이 해석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광주 방문 첫 일정으로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러나 일부 진보단체와 오월어머니회 소속 인사들이 막아서면서 분향을 하지 못했다. 대신 추모탑에서 30m가량 떨어진 입구에 멈춰선 뒤 묵념으로 참배했다. 윤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분향을 막는 분들이 계셔서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5·18 희생자들의 영령을 위해 참배를 잘 했다”라며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킨 5월 정신을 저뿐 아니라 국민 모두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월 정신은 그냥 항거정신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국민통합을 상징한다”면서 “광주를 공식 방문할 때는 꼭 민주묘역을 찾아서 자유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의 상징에 대한 예를 갖추고 다시 한 번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인으로 맞는 도리”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분향이 막힌 것은 지난해 11월 ‘전두환 옹호’ 논란 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후보의 이날 광주 방문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와 다도해를 다녀간 지 이틀 만이다. ‘6대 발전 공약’ 보따리를 들고 이 지역을 다시 찾아 호남 민심에 적극 구애한 것.
윤 후보는 이날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피해 가족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으려면 법적 보상의 전제가 되는 경위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광주 지역 6대 공약을 통해 “광주를 명실상부한 인공지능(AI) 대표 도시로 조성하고,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이 호남으로의 외연 확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후보는 5일 제주 강정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이 진보 진영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군기지를 건설한 데 대해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라고 했다. 그는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지인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대구지검에서 근무 중이던 윤 후보가 후배들에게 ‘우리 인사권자가 돌아가셨는데, 당연히 조문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국민의 소중한 ‘투표할 권리’를 지켜내는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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