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때가 되면 생각해 보겠다”…尹과 단일화 협상 ‘조건’은 이것[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9일 13시 13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여야 4당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여야 4당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윤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단일화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안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기 위해선 우선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먼저 단일화와 관련한 윤 후보의 의지와 행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7일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히면서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윤 후보는 9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도 “서로 신뢰하고 정권 교체라는 방향이 서로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느닷없이 하는 것이다. 한다면 전격적으로 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9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9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려고 나왔다. 당선이 목표이고 끝까지 갈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8일 관훈토론회에서 “직접적으로 제가 어떤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윤 후보에게 공을 넘기는 모양새를 취했다.

윤 후보가 공개적으로 발언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단일화 의지를 입증할 수 있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생각해보겠다”고 여지를 뒀다.

앞서 안 후보는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상태다.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과 관련해 사전에 협의 절차도 없이 공개적으로 발언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9일 윤 후보의 단일화 언급에 대해서도 “10분 만에 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며 “그것 자체가 좀 일방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왼쪽)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왼쪽)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치권 안팎에선 후보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내부 의견도 단일화로 모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일화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를 결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안 후보도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지목했다. 그는 관훈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단일화에 대해) 크게 둘로 나뉘어져 있다”며 “내부에서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떠한 제안이 나올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윤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 있는 단일화 반대세력을 먼저 설득시켜야 한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단일화 조건과 관련해선 국민의힘 안팎에서 안 후보에게 내각에 대한 인사제청권이 보장된 총리직을 보장하며 공동정부를 구성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제가 이런 분야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런 분야는 제 고려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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