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연초와 비교해 10배 이상 폭증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되면서 군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군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416명 증가한 7158명이다. 이 가운데 치료·관리 중인 사례는 2613명이다. 국방부 발표 기준으로 이날 보고된 일일 신규확진자 416명은 전날 466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군내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는 이번 주 들어 Δ6일 365명 Δ7일 150명 Δ8일 466명 Δ9일 416명 등 일평균 349명에 이른다. 이는 올 1월 첫째 주(2~8일) 일평균 확진자 21명의 16배가 넘는 것이다.
올 1월 둘째 주(1월9~15일) 군내 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는 21.6명이었고, Δ1월 셋째 주(1월16~22일) 41.9명 Δ1월 넷째 주(1월23~29일) 93명, 그리고 Δ2월 첫째 주엔 177.9명 등으로 매주 그 수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보고된 군내 코로나19 확진 인원의 상당수는 신규 입영자이거나 휴가 복귀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보고된 신규 확진자 중 77명도 공군에 입대한 병사들이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경남 진주 소재 공군교육사령부 기본군사훈련단에서 나왔다. 이 부대에선 지난달 18일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511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와 단일 부대 기준 최다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으로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군도 예외가 아니다”며 “인원이 가장 많은 육군의 경우 오늘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한 부대는 없지만 40여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보고돼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근무 중인 한 군의관은 “휴가 복귀 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인원이 복귀 후 검사에서 확진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국방부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기조와 장병 기본권 보장 등 차원에서 휴가 통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군내 확진자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란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관리 체계는 ‘완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식당·카페 등을 이용하기 위한 접종증명(방역패스) 제도는 유지 중이지만 ‘6인·9시’ 거리두기를 연장했다. 재택치료 환자도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집중관리군’을 제외하면 전화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다.
군 관계자는 “군의 코로나19 관련 지침은 기본적으로 정부와 연계해 움직인다”며 “현재로선 우리가 선제적으로 (강화된 대책를)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앞서 4일 서욱 장관 주재 코로나19 주요지휘관 화상회의에서 군내 확진자 증가에 대비해 격리 시설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또 무증상·경증 확진자인 간부·상근병 등은 본인 희망이나 생활 여건에 따라 재택 치료하고, 재택치료가 불가능한 부대 내 병사·훈련병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토록 했다.
그러나 전방 부대 관계자는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소규모 부대의 경우 격리시설 부족 현상이 조만간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장에선 대부분 무증상 확진이기 때문에 방역을 오히려 완화하는 진짜 ‘위드 코로나’로 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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