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공직자 배우자로서 모든 일에 조심하고 공과 사를 구분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다만 사과의 범위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 없이 “지금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결과에 따라 책임지겠다”고만 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특히 제보자께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지난 2일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서면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직접 모습을 드러내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언론에 보도된 배모 사무관은 오랜시간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오랜 인연으로 때로는 여러 도움을 받았다”면서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을 성실하게 설명하고 끝까지 책임지겠다.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고 했다. 이어 “거듭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 씨는 입장문을 읽어내린 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하지만 의혹을 어느 부분까지 인정하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지겠다”고만 답했다. 많은 양의 음식이 배달된 것에 대해 식구와 함께 먹었냐는 물음에는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경기도 5급 사무관 배모 씨와 인연을 맺은 시기에 대해 “성남시장 선거 때 만난 사이”라고 했다. 또 “(제보자와는) 도에 처음 왔을 때 배모 씨가 소개시켜줘서 마주친 게 전부”라며 “이후에는 소통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오기 전 이 후보가 전한 말에 대해선 “진심으로 사과드리면 좋겠다고 했다”며 짤막하게 답했다.
김 씨는 최근 약 대리처방과 음식 배달, 아들 퇴원 수속 등 과잉 의전 논란과 경기도 공금 유용 의혹 등에 휩싸였다. 이같은 의혹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비서실 7급 공무원으로 일한 한 제보자에 의해 불거졌다.
김 씨의 논란을 두고 민주당 측은 ‘가짜 뉴스’라며 반박해왔다. 송영길 대표는 7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후보와 후보 부인이 사과했는데 계속 가짜뉴스를 만든다. 지나친 면이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설 연휴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이탈 등이 감지되자 자세를 낮추며 태세를 전환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전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어설픈 해명이 오히려 사태를 더 키우는 측면이 있다”며 “후보나 배우자가 국민들께 진지하게 사정을 말하고 사과하는 게 필요치 않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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