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및 법인카드 ‘바꿔치기 결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보자 A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의 사적 유용 정황 10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A 씨는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으로 일하던 당시인 지난해 4~10월 자신의 카드로 음식을 구매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김 씨 자택으로 배달했으며, 며칠 뒤 이를 취소하고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했다면서 10일 동아일보에 카드 결제내역을 공개했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경기 성남시와 수원시에 있는 백숙전문점과 중식당, B 초밥전문점, C 초밥전문점, 복어요리전문점, 베트남음식점, 한우전문점 등 식당 7곳에서 총 11건을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 A 씨는 여기서 산 음식을 김 씨 자택으로 배달했다. 이어 하루에서 수일이 지나 결제를 취소하고, 마치 도정 업무에 쓰인 것처럼 경기도 법인카드로 바꿔 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우전문점의 경우 앞서 본보가 한차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보도했던 곳이다.
10일 본보 취재팀이 해당 식당 7곳을 취재한 결과 취재에 동의한 중식당과 C 초밥전문점에서 실제 A 씨가 밝힌 카드내역과 일치하는 결제내역이 확인됐다. 해당 결제는 각각 2, 3일 뒤 취소됐으며 다른 카드로 같은 금액의 재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재결제한 카드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라고 주장했다.
실제 A 씨가 밝힌 카드내역에 있는 식당에서 경기도 업무추진비가 쓰인 사실도 확인됐다. 경기도청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백숙전문점의 경우 A 씨 카드 결제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6일 경기도청 총무과가 ‘광역행정 업무협력방안 논의’를 목적으로 A 씨가 취소한 결제금액과 같은 액수를 지출했다. B 초밥전문점과 복어요리전문점 역시 A 씨가 결제한지 3일 뒤 같은 액수가 각각 경기도청 공정경제과와 노동정책과의 업무추진비로 지출됐다.
식당 7곳의 위치는 거의가 경기도청보다 김 씨 자택에 가까웠다. 복어요리전문점과 중식당은 김 씨 자택에서 걸어서 10분, 백숙전문점과 C 초밥전문점 한우전문점 베트남음식점 등은 차로 10~15분 정도 거리지만, 경기도청에서는 이들 모두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이 후보와 김 씨를 기억하는 식당 관계자도 있었다. 백숙전문점 직원은 “성남시장 시절 이 후보가 김 씨와 와서 4, 5번 정도 식사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김 씨 혼자 와서 백숙을 포장해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도청 총무과 소속 사무관 배모 씨의 지시에 따랐다고 주장했다. 10일 A 씨가 공개한 배 씨와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배 씨는 베트남음식점 결제와 관련해 “오늘 13만 원이 넘거든요. 오늘 거 12만 원 하나 긁어오고요, 지난번 거하고 오늘 나머지 거 합쳐서 (12만 원 안쪽으로) 하나로 긁어오세요”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르면 공직자에 대한 접대비로 쓰이는 업무추진비는 1인당 3만 원 이하로 제한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 두기 수칙에 따르면 대부분 시기 식당 등에 출입 가능한 모임 인원이 4인 이하로 제한됐다. 종합하면 식당에서 한번에 지출 가능한 업무추진비가 12만 원 이하였던 셈이다.
A 씨 측은 “김 씨가 먹을 음식을 배 씨 개인카드로 결제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로 재결제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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