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노무현계)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 “도지사 부인이 장 보러 가는 거 봤느냐”고 비호하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감사원장 부인은 직접 장을 봤다”고 응수했다.
앞서 유 전 사무총장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자체장들한테 물어보니 ‘지사 부인이 시장에 장 보러 가는 거 봤나. 그럼 아마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면서 “의장, 총리 등 공관에서는 다 공무원들이 집사로 일을 보고 있다”며 김혜경 씨를 두둔했다.
이와 관련해 최 전 원장은 11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감사원장 부인도 직접 장을 봤다. 대신 장 봐준 일이 없다. 도지사는 공무원들이 더 높이 받들어야 하는지 제가 지사를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며 과거 감사원장 공관을 사용할 땐 이 같은 관행이 없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이번 논란은 ‘과잉 의전’이 아니라 ‘불법 의전’”이라면서 “용어 정리를 해야 된다. 과잉 의전은 안 맞는 말이다. 시장이나 도지사 아내에 대한 공식적인 의전 자체가 없다. 아예 공식적으로 의전이 안 되는 거니 불법 의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9일 김 씨가 공개 사과한 것에 대해선 “구체성이 없어서 진정성 여부에 대해서는 좀 논란이, 의문이 있다”고 지적하며 “많은 국민들이 시장과 지사 아내일 때 저 정도였으니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수사와 감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3월 9일(대통령선거) 전에 종료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고 있다. 적당히 뭉개면서 시간 벌기 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감사를 철저히 하면 당연히 비위를 밝혀낼 수 있다”면서도 “선거 전 기간 내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 전 원장은 감사 시 ‘의전 직원 기용’과 ‘법인카드 불법사용’ 두 가지가 문제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알겠지만 일단 전담 의전 직원을 배치한 것은 명백히 잘못됐고, 또 본인들의 충심 복무 위반 의무도 있을 것”이라면서 “지시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드 사용 문제는 엄격히 말하면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데 금액이나 사안의 질에 따라서 처분하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며 “전체적으로 다 밝혀져야 그냥 경고만 할 것이냐 아니면 징계할 것이냐, 아니면 수사까지 할 것이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3·9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측은 “(최 전 원장이) 윤 후보와 같이 당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고 같이 ‘원팀’을 이루는 의미”라며 “또 대쪽 감사원장으로 공정의 상징성을 가진 분이라 전략공천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정치를 시작한 지 불과 1년이 안 된 제게 대한민국 정치1번지 종로구라는 과분한 역할을 맡겨주셨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 이번 종로구 출마를 통해 국민의 기대와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실현하는 계기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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