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4일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간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깎아내리며 견제구를 날렸다.
자당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론의 주목을 빨아들이는 ‘단일화 블랙홀’에 휘말릴 경우 추격의 기회마저 잃을 수 있다. 여기에 가능성은 낮지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사실상 승부가 끝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본격적으로 재뿌리기에 나선 셈이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의 전격적인 단일화 제안에 대해 “그렇게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며 “제안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사실상은 단일화 차단선같이 느껴졌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아무래도 (윤 후보는) 역선택을 두려워하지 않겠느냐”라며 “지금 같은 국면, 특히 정치 보복을 노골적으로 선언한 이 상황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할 경우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윤 후보를 선택할 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윤 후보 측이 민감하게 여기는 여권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유입돼 ‘역선택’을 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협상 부담감을 부추기고 나선 것이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후보도, 윤 후보도 단일화를 안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로간 (단일화) 조건들이 많아진다. 담백하게 ‘예스다, 노다’로 이야기하면 되는데 그렇게 못하는 것을 보니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호응했다.
진성준 의원 역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비전과 정책에 대해서 합의하지 않고 무조건 정권 교체니까 우리가 단일화하자. 그렇게 해서 단일화를 한다고 그러면 거기에 국민의 지지와 감동이 발생할 수가 없다”며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참 뼈아픈 기억이기는 합니다만 2012년도에 우리도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가 있었다”며 “당시에 단일화의 구체적 방식을 놓고 협상하다가 갑작스럽게 안철수 후보가 스스로 포기를 해서 아름다운 단일화가 안 돼서 국민 보시기에 굉장히 불편했다”면서 2012년 대선 패배를 상기시키기도 했다.
동시에 안 후보에게 ‘통합정부’를 고리로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 끈을 놓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지만 안 후보 ‘체급’을 높일 수록 야권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빚을 수 없음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강 본부장은 “우리는 국민내각, 통합정부, 인재와 널리 함께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던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 언제나 열려 있고, 앞으로도 열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의 구둣발 논란, 신천지 경선 개입설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강 본부장은 윤 후보가 열차 내에서 구두를 신은 채 좌석에 발을 올린 사진이 공개되자 ‘발에 경련이 났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는 “발을 왜 올렸느냐고 물어본 게 아니라 왜 구둣발을 올렸냐고 물었다”며 “해명이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경선 당시 신천지 신도 10만여명이 당원 가입 후 윤 후보를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윤 후보가 민심에서 지고 있었고 왜 당심에서 앞서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다”며 “그때쯤 당원이 급증했는데 잘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의 퍼즐이 맞춰 들어가고 있다”고 기정사실화했다.
우 본부장도 “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보고 납득할 만한 해명을 윤석열 후보가 해야 한다”며 “안 그러면 대한민국의 기독교 교단이 전부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천지 논란을 계기로 보수 개신교 표심이 독실한 기독교도인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서길 염원한 셈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