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JTBC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국민 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대상이라며, 제재 조치가 내려질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방송사 재승인 심사에 반영된다고 밝혔다.
앞서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설강화는 민주화운동을 간첩 활동으로 폄훼하고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직원을 미화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논란이 됐다. 역사 왜곡 논란이 커지자 시민단체가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드라마 설강 방영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으며, 해당 글은 한 달 동안 36만5119명 국민의 동의를 받아 청원 답변 기준(20만명)을 충족했다.
청원인은 글에서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간첩인 남자 주인공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서브 남주인공이 쫓아갈 때 배경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운동 때 사용됐던 노래”라며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드라마는 OTT서비스(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 국에서 시청할 수 있다”며 “다수의 외국인에게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또 해당 드라마는 시놉시스 일부가 공개되면서 지난해 4월 촬영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도 22만6078명의 동의를 받아 청원 답변 기준을 충족했으며, 당시 청와대는 “(방송사의)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후 드라마 방영사인 JTBC는 지난해 12월 입장문을 통해 “‘역사왜곡’과 ‘민주화운동 폄훼’에 대한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히고, 지난달 30일 계획한 16회분을 모두 내보낸 뒤 드라마를 종영했다.
청와대는 이번 청원 답변에서 “방송법 제4조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면서, 법률에 의하지 않은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창작물의 내용에 대해 창작자, 제작자, 수용자 등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는 점을 이전의 방송 중지 요청 청원에서 답변드린 바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다만 “공정성, 공공성 유지 등 방송의 공적책임을 다했는지 여부는 방심위에서 심의대상이 된다”면서 “방심위에 따르면 드라마 설강화 관련 접수된 시청자 민원이 900여 건에 달하며, 절차에 따라 방송심의 규정 위반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법은 방송심의규정 위반 시 그 정도에 따라 권고, 의견 제시, 제재 조치(주의, 경고 등)를 규정하고 있다”며 “제재 조치를 받을 경우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평가 및 방송사 재승인 심사 시 반영된다”고 부연했다.
청와대는 “K-콘텐츠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창작의 자율성’과 ‘방송의 공적책임 준수’ 사이의 균형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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