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9] 청계광장 유세서 윤석열에 공세
“무능은 박 전 대통령으로 충분”
서울 강북 돌며 “두꺼비도 새집 필요…재개발-재건축 허가 규제 풀것
세금 뛰니 화나…재산-종부세 조정”
“이 촛불광장에서 시민들의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들이 단 5년 만에 복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청계광장 유세에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광화문 촛불’을 재소환했다. 그는 “우리는 비선 실세가 국정을 농단하는 비정상을 극복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촛불을 들었다”며 “3월 9일(대선)에 이 변화의 역사를, 국민들의 열망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북권을 동서로 횡단하며 서울 표심 잡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과 ‘주술 논란’ 등을 정조준하며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 “주술에 국정이 휘둘려서야”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을 언급하며 “최모 씨는 점은 좀 쳤는데 주술은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를 둘러싼 주술 논란을 꼬집은 것. 그러면서 “나는 주술사가 가라는 길이 아니라 국민이 가라는 길을 가겠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겨냥해 “후보가 정치보복을 대놓고 말하는 그런 상황을 한 번이라도 겪어 봤나. 우리가 반드시 이겨내고, 극복하고자 했던 그 과거보다 훨씬 더 과거인 원시사회로 돌아가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마지막 유세 장소인 홍대거리에서도 “촛불을 들어 만든 이 자유로운 공기의 민주공화국을 포기하겠나. 우리는 후퇴할 수 없다”라고 외쳤다.
윤 후보를 향한 ‘무능’ 프레임도 부각했다. 이 후보는 성동구 왕십리역사광장 유세에서 “면장도 (뭘) 알아야 한다는데 국정을 알지 못하면 나라가 얼마나 혼란스럽겠느냐”며 “무능함과 부족함은 박 전 대통령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최근 윤 후보의 유세 도중 노마스크 논란에 대해선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도 있다”며 “지도자의 자질과 품성에 관한 문제”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검찰개혁 공약에도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퇴직 경찰관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간담회에서 “다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이 통합되고, 심지어 선출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제4부’를 지향하는 일들이 현실이 되지 않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이날 유세 지원에 나서 “대한민국은 전두환의 군홧발도 이겨냈다. 윤석열의 구둣발도 이겨낼 것”이라며 “3월 9일은 검찰 쿠데타를 막는 날이다. 이재명을 지키는 시민군이 되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빙 판세 속 윤 후보를 때리는 동시에 여권 지지층 결집도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경선 과정의 다툼으로 벌어진 지지자 동지들 간의 고소, 고발, 부디 그만 털어내 달라”고 적었다. 이 후보 측과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측이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했던 10여 건은 최근 모두 상호 취하했다.
○ 李 “진보 진영 ‘부동산 금기’ 깨겠다”
전날 서울 강남, 송파 지역을 순회한 이 후보는 이날은 재건축 수요가 높은 노원 지역에서 유세 일정을 시작하며 “두꺼비도 새 집이 필요하다는데 사람은 오죽하겠나.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겠다”고 공약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유예와 대출 규제 완화 방침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여러분 집값이 올라서, 세금이 확 오르니 화나죠”라고 물으며 “저도 화가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과도하게 오른 것들을 차츰차츰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의 핵심 정책 이슈인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의 확실한 차별화를 약속한 것.
최근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운 이 후보는 “보수는 일은 잘하는데 부패해서 문제고, 진보는 깨끗하지만 능력이 없다고 하는데 다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며 “진보에 대한, 개혁정권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