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를 겪고 있는 청해부대가 이 와중에 민간 상선을 아덴만 해적으로부터 지켜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해군에 따르면 윌헴슨쉽 매니지먼트 코리아 소속 모닝릴리호를 이끄는 정용환 선장은 지난 14일 청해부대 36진 장병들에 대한 감사 편지를 전자우편을 통해 해군 본부에 보냈다.
편지 내용에 따르면 모닝릴리호는 지중해에서 수에즈 운하를 지나 해적 위험 지역인 아덴만을 통과해 말레이시아, 중국을 거쳐 평택항으로 이동 중이다.
이달 초 모닝릴리호 승조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항해 일정을 맞추기 위해 모닝릴리호는 확진자 등 6명을 유럽 지역 항구에 하선시킨 채 항해를 지속했다.
아덴만 쪽으로 진입하던 이달 7일께 모닝릴리호는 청해부대에 도움을 청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오만 무스카트항에 발이 묶여있던 청해부대와 최영함은 통신을 활용해 모닝릴리호에 정보를 제공했다.
당시 최영함 안에는 코로나 검사 음성 판정을 받은 필수 인원만 있었다. 대부분 승조원들은 오만 현지 호텔에 격리돼있었다. 필수 인원들은 레이더와 선박관리체계를 통해 모닝릴리호 위치와 인근 해역에 있는 다른 선박 위치를 추적했다. 청해부대는 모닝릴리호에 해적으로부터 습격 받을 경우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근 연합군 함정 위치 등을 알려줬다.
이 같은 안전 항해 지원을 받을 당시 정 선장은 청해부대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정 선장은 아덴만을 무사히 통과 후에야 집단 감염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
정 선장은 편지에서 “저는 배라는 환경 조건이 얼마나 감염에 취약하고 대응하기가 힘든지 잘 알고 있다”며 “청해부대가 어려운 여건임에도 본선이 위험 구역을 항해할 때 변함없이 안전 항해 지원을 해주신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항해를 하며 서로 마주한 것은 아니었으나 주야를 가리지 않고 본선의 안전 상태를 확인해주는 연락을 받았다. 청해부대가 항상 함께 있다는 든든함을 항해사들과 함께 느꼈다”며 “언제든지 본선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때 청해부대가 지켜 주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 선장은 그러면서 “확진 판정된 분들이 안정적인 치료를 받고 하루 빨리 청해부대가 정상적으로 임무를 시작하는 순간을 기대한다”며 “바다를 함께 누비는 사람들로서 청해부대의 함장님 이하 전 승조원의 건강과 안전 항해를 기원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청해부대에서는 지난달 하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승조원 300여명 중 59명이 확진됐다. 지난 17일까지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완치됐다. 이들 2명도 다음주 초께 완치 판정을 받으면 함정으로 복귀해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청해부대는 아라비아 반도 예멘과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사이에 있는 아덴만 해역에서 선박 호송 작전, 안전 항해 지원 등 임무를 수행한다. 청해부대는 연합해군사령부 대(對)해적 작전 부대와 유럽연합(EU) 소말리아 해군사령부가 주도하는 해양 안보 작전에도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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