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9일 최초로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국군포로 생존자들과 만났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북한 인권단체 물망초 사무실을 방문,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붙잡혔던 국군포로 생존자 유영복·김성태·이규일씨와 면담했다.
국군포로 생존자들은 킨타나 보고관에게 강제노역, 재판 없는 구금과 처형, 성분 차별 등 국군포로와 후손들이 겪는 문제를 설명하며 내달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제출할 북한 인권 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또 “북한과의 종전선언과 평화조약에 항구적 평화의 기본 전제조건인 모든 포로와 민간인 억류자 송환, 세계인권선언과 국제인권조약의 준수를 규정하도록 관계국 정부에 촉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2016년 8월 임기를 시작한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이 일곱 번째 방한이지만 국군포로 면담은 처음이다. 그는 면담에서 “직접 대면해 그 감정을 알 수 있었고, 서울에서 들은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시키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날 면담에 앞서 강원도 철원군 소재 옛 노동당사와 국경선평화학교, 철원평화전망대 등을 둘러보고 대북 전단 발송 문제에 관한 현지 주민들 의견을 청취했다.
주민들은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대북 전단으로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증언했고, 킨타나 보고관은 최대 징역 3년인 한국의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우리나라에 도착한 킨타나 보고관은 16일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을 잇달라 만나 남북 간 주요 인도주의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17일엔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 이래진씨, 1969년 12월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북사건 피해자 가족 황인철씨, 최유경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사무총장,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등과 면담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18일엔 국회인권포럼과 아시아인권연맹 초청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며, 내달 유엔인권이사회 결의안 표결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오는 23일 출국에서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한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킨타나 보고관은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관련 논의에 적극 동참토록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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