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0일 막을 내림에 따라 지난 3주 간 ‘도발 휴지기’를 보냈던 북한이 다시 무력시위 카드를 꺼내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은 올 들어 1월 한 달 동안에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1월30일)을 포함해 총 7차례 미사일을 쏘며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던 상황. 이 가운데 6차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였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회의에서 앞으로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약속을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까지 했다. 북한의 핵·ICBM 시험 재개는 미국 측이 설정한 ‘레드라인’(한계선)에 해당하는 도발이다.
그러나 숨 가쁘게 무력시위를 이어왔던 북한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2월4일)을 앞두고 무력시위를 중단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혈맹’ 중국의 축제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 한 것 같다”는 분석이 제시됐고, 자연스레 “북한이 베이징 올림픽 폐막 뒤엔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수도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다만 일각에선 내달 4일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고 베이징 동계패럴림픽도 같은 날부터 열흘 간 진행될 예정이란 점에서 “북한의 ‘도발 휴지기’가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나온다.
내달 9일 치러지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선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 위기 등 역시 북한의 무력도발 재개 여부 등 향후 행동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너무 도발하면 우리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은 스스로 자신들에게 ‘비(非)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는 계기가 만드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이라며 “북한이 무력도발을 재개하더라도 ‘고강도 도발’로 바로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 군 당국 또한 아직 북한 내부로부터 군사적 특이동향을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주 한반도 상공엔 RC-135V ‘리벳조인트’와 EP-3E ‘애리스’ 등 미군 정찰기가 잇달아 전개돼 대북 정찰활동을 벌였다.
북한이 3월까지도 도발을 자제한다면 그 시기는 4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매년 3월 진행돼온 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연합지휘소·CCPT)가 올해는 대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4월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또한 북한이 ‘4월 도발’을 점치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4월엔 북한의 대표 명절 중 하나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이 있다. 올해 태양절은 제110주년으로서 북한이 특별히 챙기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해당하기에 “그 전후로 일정 수준 이상의 무력시위를 벌이거나 태양절에 맞춰 각종 신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선 이미 작년 말부터 열병식 연습으로 추정되는 움직임들이 인공위성 사진 등을 통해 포착돼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