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양측 ‘단일화 가능성’ 상반된 시각
국민의힘 “희망의 끈 놓지 않겠다”… 국민의당 “마타도어 행태에 질려”
‘단일화 제안 철회 문자’ 놓고 공방… 安측 “尹에 보내” 尹측 “받은적 없어”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간 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남은 가능성을 놓고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21일 “(다음 달 9일) 본투표 전까지도 가능하다”고 단일화 담판 가능성을 열어 놨다. 반면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최악의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를 펼치는 행태를 보고 단일화 꼬리표를 뗀 것”이라며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양측 간 물밑 협상이 있었느냐를 놓고 종일 신경전도 벌어졌다.
○ ‘尹-安 문자메시지’ 진실 공방까지 벌여
국민의힘은 단일화 여지를 남겨놓았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권 교체를 위한 노력은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사전투표 전까지, 솔직히 본투표 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 달 4, 5일 실시되는 사전투표 이후라도 단일화가 전격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그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측과 물밑 협상이 있었다는 공개 주장도 나왔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권위가 있으신 원로 한 분과 의견이 오고간 게 맞고 초안까지 서로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버스는 떠났다”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신뢰와 진정성의 시간은 지나간 것 아니냐”며 “국민의힘에서 후보 사퇴설, 경기도지사 대가설까지 퍼뜨리는 악의적인 일들을 해 단일화 의지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아예 물밑 협상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도 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제안이나 협의가 전혀 없었지만 보도를 내보내는 행태를 본 안 후보가 단일화 꼬리표를 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가 20일 기자회견 직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을 놓고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국민의당은 이날 안 후보가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안 후보는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거나 실무자 간 대화를 지금 시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자회견에서 저의 길을 굳건히 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 본부장은 “(20일 두 후보 간) 통화가 끝난 뒤 문자메시지를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드린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선대본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가 ‘이 같은 문자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이 수석대변인은 “문자메시지를 읽지 못했다는 것이 확실하다”며 “그렇게 중요한 거면 전화를 해야지 왜 문자메시지로 하느냐”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공개적으로는 야권 단일화의 여지를 남겨놓되 내부적으로는 자력으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대선이 16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단일화 이슈에 매몰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는 게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다. 선대본 관계자는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봐야 하지만 단일화를 이뤄내더라도 득표율에 큰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 민주당도 安 향해 ‘러브콜’
이재명 후보는 이날 “진영과 편을 가르지 않는 통합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 후보와의 통합 정부를 띄우며 다시 한번 연대의 ‘러브콜’을 보낸 것. 이 후보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통합 정부’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개헌을 포함한 대대적인 정치개혁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정권 교체를 넘어 정치 교체, 시대 교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대 정당이 독점하는 현 정치 체제가 발목 잡기 경쟁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며 안 후보가 주장해 온 정치개혁에 대해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전날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안 후보의 구체제 정치 종식과 새 정치를 향한 정치 교체의 열망과 의지에 공감한다”고 쓴 것의 연장선상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 안 후보 쪽과 같이해볼 수 있다면 선거 자체로만 보면 국면이 유리해질 수 있다”면서도 “결국 안 후보가 고뇌하고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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