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들은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부터 배우자 관련 논란까지 꺼내들며 난타전을 벌였다. 경제 분야 토론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지며 날카로운 설전이 벌어진 것. 두 후보는 “후보 사퇴”, “내빼는 데 선수” 등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정면으로 부딪쳤다.
○ 대장동 vs 법카 유용 의혹 놓고 정면충돌
두 후보는 탐색전을 이어가던 지난 TV토론 때와 달리 토론 두 시간 내내 곳곳에서 충돌했다. 대선이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초박빙 지지율을 이어가는 두 후보가 서로를 향한 각종 의혹들을 던지며 총력전을 펼쳤다.
포문은 이 후보가 열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적폐청산 수사 예고’ 발언 논란을 꺼내 “(윤 후보가) 정치 보복하겠다, 또 검찰을 이렇게 키워서 ‘국물도 없다’ 이런 소리를 하면서 국민들 갈등시키고 증오하게 하는데 민주주의의 위기가 곧 경제의 위기를 불러온다”고 꼬집었다. 이에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하신 그런 부정부패에 대해서 제대로 법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고, 경제 발전의 기초”라고 맞섰다.
이 후보가 이에 “엉뚱한 답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자 윤 후보는 “내빼는 데는 이 후보가 선수 아니냐”고 맞섰다. 이어 윤 후보는 “지금 언론에 연일 나오는 경기도지사 법카 공금 횡령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한다”면서 “여기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지는 것이 민주주의고, 경제 발전의 기본”이라고 TV토론 세 번째 만에 처음으로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을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그 말씀을 하시니 꼭 보여드려야겠다”며 미리 준비해온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이라는 제목의 패널을 꺼내들며 반격에 나섰다. 패널에는 최근 공개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녹취록 중 윤 후보가 언급된 다섯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 후보는 그중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야”라고 내용을 읽은 뒤 “이거 들어보셨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발끈하며 “김만배, 정영학 회계사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가까운 측근”이라며 “제가 듣기론 그 녹취록 끝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 씨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 말씀하시는 게 어떻느냐”고 받아쳤다. 이에 이 후보는 “(제 이름이 언급된 게) 허위사실이면 (윤 후보가) 후보 사퇴하시겠느냐”며 “이제 와서 이런 거짓말을 하느냐. 녹취록을 내라”고 강하게 몰아쳤다.
○ 李 “‘그분’ 의혹 사과하라” vs 尹 “설계자가 李”
이 후보는 경제정책 방향에 관한 토론을 이어가다 재차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 패널을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대장동 화천대유 관련해서 ‘그분’이 대법관이라고 보도가 되는데 윤 후보가 아무 근거도 없이 이재명이라고 국민들 속인 건데 사과하실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전혀 없다”면서 “(김 씨 등이) 1조 원 가까운 수익 번 것이고 그 설계자와 수용권자가 바로 이 후보, 성남시장”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 간에 설전이 격해지면서 이 후보가 “검사가 왜 규칙을 안 지키느냐. 지금까지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누구 카더라’ 이런 걸로 사람 엮어서 기소하고, 사람 죽고, 무죄 (선고)나고 그랬느냐”라고 공격하자,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대통령 하면 (나를) 총장 시킨다고 했다면서요”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토론 막바지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도 작심한 듯 주식 주제를 고리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을 망가뜨리는 주가 조작은 수천, 수만 명이 피해를 본다”며 “(윤 후보의) 부인이 2010년 5월 이후 추가 주식 거래를 했느냐”고 네거티브 의혹을 꺼내들었다. 이어 “주식 거래에서 (김 씨가) 돈을 번 게 있느냐, 손해만 봤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손해 본 것도 있고, 좀 번 것도 있어서 정확히 순수익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주가 조작에 참여해 돈 번 것이냐”는 이 후보의 추궁에는 “주가 조작에 참여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답변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는다며 “자기주장만 하고 다른 사람은 답을 못 하게 봉쇄를 하시느냐”며 “그게 토론이냐”고 따졌다. 반면 윤 후보도 “(이 후보가) 같은 생각을 원래 잘 바꾸시지 않느냐”며 서로를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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