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4]
與 “전경련 보도자료서 인용한 것”
전문가 “해당 자료, 기축통화 아닌 SDR”
21일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가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언하며 ‘기축통화 논쟁’이 커지고 있다. 이날 이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의 차이를 아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번 논쟁은 기축통화로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기축통화란 세계 여러 국가가 상품과 서비스를 거래할 때 쓰는 주된 통화를 뜻한다. 한국은행이 200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축통화국은 △세계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경제력 △환율 안정성 △폭넓은 교환성 △고도로 발전된 금융시장이라는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반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이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란 제목의 이 자료에서 ‘기축통화’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기준’으로 판단했다. SDR에 포함된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설명한 것이다. 또 기축통화에 원화가 편입될 수 있는 근거로 한국 경제의 위상, 수출 규모 등 5가지 근거를 들었다. 논란이 커지자 전경련은 22일 설명자료를 내고 “경제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SDR 편입 희망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SDR를 기축통화와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위안화가 SDR에 포함돼도 국제시장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 미흡해 기축통화에 들지 못하는 것처럼 (SDR와 기축통화는) 다른 개념으로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금융시장과 학계에서는 한국이 단기간에 기축통화국이 되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올해 1월 원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0.2%에도 미치지 못해 세계 20위에도 들지 못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북한 문제로 안보 위험이 크고 외환 규제가 많아 국제금융허브 역할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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