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우리 사회에 더는 자베르가 없길 바란다. 죄를 짓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만이 우리 국민에게 어울리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을 믿는다는 것’이란 제목의 글에서 “자베르를 아십니까. 생계형 범죄자였던 장발장을 평생 동안 쫓았던 경찰, 바로 그 자베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 봄,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달걀 18개를 훔친 47살의 일용직 노동자, 우리는 그를 코로나 장발장으로 기억한다”며 “그가 훔친 달걀 값은 고작 5000원이었다. 검찰은 빵과 달걀을 훔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대신 징역 1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했다.
이어 “아마도 우리 사회의 자베르들에게 기회란 자격을 갖춘 자들에게만 허용되는 특권에 불과했던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추진한 ‘경기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회상하며 국가의 역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기먹거리 그냥드림 코너 추진 당시 상황에 대해 “생존의 위기에 몰린 사람, 누구나 그냥 와서 먹거리를 가져갈 수 있는 센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공짜로 주면 필요 없는 사람도 와서 가져갈 거다’, ‘하루도 안 가 먹거리가 동이 날 거다’, 담당 공무원이 반대를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열에 아홉, 필요 없는 사람이 가져가더라도 단 한 명이라도 이곳의 먹거리로 생을 이어갈 수 있으면 그것이 좋은 나라 아닌가”라며 “저는 국민을 믿었다. 우리 국민의 자존을 믿었다. 경기먹거리 그냥드림 코너의 출발은 이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결과는 놀라웠다. 불필요한 분들, 오지 않으셨다”며 “찾아 오시는 분보다 더 많은 분이 더 많은 먹거리를 기부해 주셨다. 국민에 대한 저의 믿음도 더욱 두터워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글 말미에 “코로나 확진자 17만을 넘어선 날”이라고 적으며 “때로 정치를 하면서 국민보다 못한, 한없이 모자란 정치의 민낯을 목도하곤 한다. 국가의 역할, 사법의 역할이 자베르여야 할까”라고 물음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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