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충청의 사위 이 서방인데, 이 서방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런 거 안 들고 다닙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3일부터 시작한 1박 2일 충청 유세에서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맞서 ‘충청의 사위’를 꺼내 들었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고향(충북 충주)이자 윤 후보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충남 공주)인 충청에서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발언을 겨냥한 것. 이 후보는 이날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실적을 강조하는 동시에 윤 후보를 향한 날 선 발언들을 쏟아내며 ‘인물론’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 당진-천안-세종-청주서 ‘충청 사위’ 강조
이 후보는 이날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충남 천안, 세종, 충북 청주 등 4곳을 훑으며 충청도 사투리와 함께 연신 ‘충청의 사위’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당진어시장 연설에서 “박달재 밑이 저희 처가 아니겠느냐”며 “이 서방은 처갓집에 도움 되는 보일러, 냉장고, 먹고 살리기, 경제 살리기, 균형발전 이런 것을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윤 후보에 대한 공격에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윤 후보의 ‘적폐 청산’ 발언을 겨냥해 “(대통령) 5년 임기가 길지 않다”며 “정치 보복하고 서로 싸우고 누구 흠 찾아내고 상대방 40명, 50명 절멸시켜서 정치체제 바꾸고 이럴 시간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청주 유세에서는 “선출된 권력으로부터 임명받은, 임명 권력이 그야말로 겁대가리 없이 어디 건방지게 국민에게 달려드나”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군사정권보다 훨씬 무서운 검찰독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도 꺼내 들었다. 그는 “외국처럼 똑같이 평가만 받아도 (주가지수가) 4000포인트가 넘어가는데 맨날 주가조작이나 하고 개미들 싹싹 핥아서 잡아먹고 이러니까 주식시장이 살아남을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 뒤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번 대선 결과와 관련해 “30만∼50만 표 이내에서 결판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 李 “농어촌 기본소득 확실히 책임질 것”
이 후보는 “성남시민과 경기도민이 증인”이라며 지자체장 시절 실적을 강조했다. 자신과 윤 후보를 대비시키는 ‘유능 대 무능’ 프레임을 이날도 이어간 것. 이 후보는 천안에서 “경기도지사는 대권가도의 무덤이라는데 농부가 왜 밭을 탓하냐. 실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되면 50조 원을 추가로 마련해서 지금까지 입은 손해, 앞으로 입을 손해 확실하게 보전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 후보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는 이미 면 단위를 하나 골라서 1인당 월 15만 원씩 아이 어른을 가리지 않고 (기본소득을) 시작했다”며 “전국에 농어촌 기본소득을 시행하면 일거리 없는 수도권에서 괜히 생고생하면서, 경기도가 만든 먹거리 드림센터에서 음식물 얻어먹으며 살 필요 없다”고 했다.
또 “균형발전은 다시 성장을 회복하고 지속성장 발전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핵심 전략”이라며 이날 순회한 4곳의 지역마다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당진에서 “당진화력발전소를 신재생에너지제철소로 만들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세종 유세에서는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조속한 추진”을, 청주에서는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 도심 통과 지하화 지원” 등을 각각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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