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오후 2시 예정됐던 윤석열 대선 후보 유세 참석 일정을 행사 20분 전 돌연 취소했다.
국민의힘 공보실은 이날 오후 1시 40분경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이 대표가 오후 2시 참석 예정이던 경기 수원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의 공개 경고가 일정 취소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권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선대본 회의에서 “당 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은 뒤로하고,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라며 “우리 모두가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를 둘러싼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지만, 더 큰 통합, 더 크게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향해 가는 과정의 하나”라며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해서 더 이상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 조심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 대표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과 지속해서 갈등을 빚자 권 본부장이 선거 컨트롤타워로서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권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에 이 대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주변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오늘 오전에 권 본부장 발언을 전해 들은 직후 수원 유세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당 공보실이 오후에 뒤늦게 기자들에게 공지한 것”이라며 “맥락상 권 본부장이 당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을 이 대표가 불쾌하게 받아들인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단일화 문턱이 더 높아진 것에 대해 ‘이준석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대표가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줄곧 안 후보를 향해 “나는 안 후보를 조롱할 수 있다”, “안 후보는 항상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분”, “애초 국민의당과 안 후보는 완주 의사가 부족하다” 등의 공세를 퍼부은 바 있다.
이 대표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홍준표 의원도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에 이 대표의 언행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자 “좀 심한 것 같지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단일화를 위해 여러 사람이 노력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안 후보를 조롱하면서 반발을 불러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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