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대선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주요 후보 간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민의힘은 24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긴박해진 분위기였다. 효과적인 단일화의 시한으로 여겨지는 투표용지 인쇄 전날(27일)까지 남은 시간은 사흘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일정을 최소화한 채 비공개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공개회의에서 안 후보 측과 폭로전을 벌인 이준석 대표에게 경고했다. 권 본부장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뜻을 최우선으로 해 더 이상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될 때”라며 “당 대표를 비롯해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은 뒤로하고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윤 후보와 함께하기로 한 경기 수원 유세 일정을 시작 20분 전 돌연 취소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를 향한 권 본부장의 경고는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담판 성사를 위해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에게도 “단일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단일화에 힘쓰기보다는 자력으로 정권 교체를 해내는 방안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윤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 이내로 좁혀진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며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단일화 불발에 대비해 중도층을 잡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본 핵심관계자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 등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철수뿐 아니라 김동연, 허경영 등을 포함한 정권탈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썼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시간은 다 지났다. 그래서 제가 결렬 선언을 한 것이다”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윤 후보와의 만남은 이제 없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어떤 연락도 (윤 후보에게)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기 직전 부부 동반으로 회동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측근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윤, 안 후보 간 단일화에 훼방을 놓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은 황당한 소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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