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7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로부터 최종적으로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뒤, 자신이 이틀에 걸쳐 안 후보에게 보냈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27일 국민의힘은 이날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협상 경과’를 언론에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윤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 하루 전날인 지난 24일 오후 6시쯤 안 후보에게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날은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이준석 대표에게 안 후보 관련 발언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날이다. 윤 후보는 문자에 “안 후보님, 윤석열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두서없이 나서다 보니 제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 같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안 후보님을 직접 뵙고 정권교체를 위해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라며 “정권교체를 위한 열망은 후보님과 제 생각이 일치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는 안 후보 측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본부장은 이날 윤 후보 측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에게 전화로 회동할 것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윤 후보가 이날 오후 6시경 제안 전화를 했지만 연결되지 않자 이같은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가 답신이 없자 윤 후보는 TV토론이 있던 지난 25일 오전 또다시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윤 후보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많은 생각과 깊은 고민이 있으시리라 느껴집니다”라며 “어제 보낸 문자에서 말씀드렸듯이, 무도한 정권을 몰아내고 정권을 교체하려는 제 생각과 안 후보님의 생각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님과 제가 힘을 합친다면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에 부응하는 새로운 희망의 역시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제 진정성을 믿어주시기 바라며, 다시 한번 제안드립니다. 오늘 TV토론을 마치고 안 후보님이 편하신 장소에서 만나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안 후보님과 제가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후보님이나 저나 지금은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화 부탁합니다”라고 끝맺었다.
하지만 두 후보 간 연락은 결국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은 전날(26일)에도 안 후보와의 회동을 추진했으나 안 후보가 여의도 당사에 머물다 유세 일정을 위해 전남 목포로 출발하면서 불발됐다.
안 후보는 이처럼 연락이 닿지 않은 탓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그는 이날 오전 목포 김대중평화기념관 방문 뒤 취재진이 주말새 윤 후보에게 연락이 왔는지 묻자 “현재 휴대폰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국민의힘 당원들과 윤 후보 지지층이 전화와 문자폭탄을 보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여수 현장 유세가 끝난 뒤에도 윤 후보의 연락 시도를 묻는 기자들에게 “누군지 모르는데 계속 전화가 온다. 문자가 3만 개가 넘는데 제가 이 전화로 어떤 통화나 시도를 할 수 있겠나”라며 “당(국민의힘)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제 번호를 지금 이 순간에도 뿌리는 걸로 안다. 이런 짓을 하는 것이 과연 협상 파트너로서의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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